박찬일(61) 파란네일 대표는 네일전문숍에서 손톱 정리에 필요한 도구를 생산·공급한다. 손톱 뿌리에 있는 각질을 제거하는 니퍼와 푸셔를 제작·판매하는데 국내시장 1위다. 그는 최근 작은교회에 전도용품으로 900만원 상당의 제품을 내놓았다.
박 대표는 19일 “2002년 회사 실직 후 미용사업을 시작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면서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고 도전했더니 일어설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생존 위기에 몰린 작은교회 목회자를 볼 때마다 과거가 생각난다. 그분들을 응원하려고 전도용품을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1987년 한국나이록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했다. 자동차용 나사, 안경용 나사의 풀림방지 제품을 공급하는 한·일 합자회사였다. 기술직으로 옮겨 일하다 2002년 회사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고 권고사직했다. 퇴직금과 전세금을 빼서 인조손톱 수출에 뛰어들었지만 클레임에 걸려 자본금을 날리고 말았다.
두 번째로 도전한 사업은 손톱용 스티커였다. 하지만 경쟁업체가 생겨나면서 또다시 실패했다. 생계를 잇기 위해 막노동 현장까지 갔다. 1998년부터 주변의 전도로 새시대순복음교회(현 파주 순복음삼마교회)에 출석했지만 체험신앙은 없었다.
2006년 예배 중 이일성 파주 순복음삼마교회 목사가 갑자기 그를 일으켜 세우더니 선포를 했다. “지금 하나님으로부터 강한 응답을 받았습니다. 이제부터 집사님이 손대는 모든 일에 하나님께서 축복하실 것입니다.”
박 대표는 “당시 연이은 사업실패로 자포자기 상태였다. 그런데 목사님이 갑자기 선포하시니 무척 당황스러웠다”면서 “하지만 하나님이 책임져주신다는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믿음으로 도전했다”고 했다.
답은 현장에 있었다. 네일아트숍에서 네일아트용 니퍼가 눈에 들어왔다. 독일제품이 독점하고 있었는데, 날이 무뎌지면 해외로 보낸 뒤 날을 갈아 1개월 후에 받아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15년 직장생활에서 체득한 미세가공 기술과 기계제작, 영업능력이 그때 빛을 발했다.
박 대표는 “숱한 시행착오 끝에 니퍼 날을 연마하는 방법을 찾아냈고 연마용 기계까지 직접 만들었다”면서 “기술이 좋다는 소문이 업계에 퍼지면서 니퍼를 갈아달라는 주문이 폭주했다”고 전했다.
그는 니퍼 연마에 안주하지 않았다. 2012년 ‘루카너스’라는 자체 브랜드로 인체공학적 니퍼 제작에 뛰어들었는데 3년 만에 시장을 석권했다. 이후 푸셔, 핀셋 등 다른 손톱 손질용 기구제작에 나섰다. 현재 특허 8개를 보유하고 있다.
박 대표는 “하나님의 말씀을 내 것으로 품고 기도하며 실천했더니 정말 현실로 이뤄졌다”면서 “이제는 받은 은혜를 작은교회에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전도용품은 휴대전화, 마스크, 젖병, 공갈 젖꼭지 등을 살균할 수 있는 휴대용 살균기와 손톱손질 도구세트다. 신청은 파란네일 루카너스 홈페이지에서 받는다.
고양=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