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더 바이블] 추수(harvest)



우리말 신약성경에 ‘추수(秋收)’로 번역된 원어는 그리스어 데리조(추수하다 거두다)에서 나온 데리스모스(수확, 추수, 추수할 곡식)입니다. 데리조는 데로(덥게 하다)에서 나온 데로스(여름)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우리말이 익은 곡식을 가을에 거둔다는 것에 무게를 둔다면, 그리스어는 뜨거운 여름 햇볕을 거쳐 곡식을 거둔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데리스모스는 복음서에 12번, 요한계시록에 1번 쓰였습니다.

영어 하베스트(harvest·수확 수확기 수확량)의 어원을 찾아 들어가면 라틴어 카르페레(뜯다, 따다, 골라 모으다)와 그리스어 카르포스(열매 농작물)에 닿습니다. 흥미롭게도 추수 때 사용하는 낫을 뜻하는 그리스어 ‘드레파논’도 드레포(잡아 뜯다, 뽑다)에서 왔습니다.

스스로 자라는 씨 비유는 마가복음에만 있습니다. “예수께서 또 말씀하셨다. ‘하나님 나라는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땅에 씨를 뿌려 놓고, 밤낮 자고 일어나고 하는 사이에 그 씨에서 싹이 나고 자라지만, 그 사람은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를 알지 못한다. 땅이 저절로 열매를 맺게 하는데, 처음에는 싹을 내고, 그 다음에는 이삭을 내고, 또 그 다음에는 이삭에 알찬 낟알을 낸다. 열매가 익으면, 곧 낫을 댄다. 추수 때가 왔기 때문이다.’”(막 4:26~29, 새번역)

예수께서 앞서 씨 뿌리는 사람은 말씀을 뿌린다 하셨습니다.(14절) 말씀이 뿌려져 추수까지 일어나는 여러 장면을 담아 하나님 나라를 그려주셨습니다.

박여라 영문에디터 yap@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