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속 교회의 역할을 말하기 위해 환경교육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센터장 유미호)은 1일 ‘탄소 중립과 모두를 위한 생태환경교육’ 세미나를 열고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유미호 센터장과 센터 부소장인 김신영 목사, 장미정 모두를위한환경교육연구소 대표, 조은하 목원대 교수(가정교회마을연구소 공동소장), 조은아 시민교회 전도사 등이 참여했다.
다양한 해외 환경교육 사례를 담은 책 ‘뜨거운 지구 열차를 멈추기 위해’의 저자 장 대표는 환경교육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환경교육의 목적이 수질오염, 대기오염을 이해시키는 데 그쳤다면 지금은 ‘기후 위기 시대를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를 절박하게 고민하고 이를 주변에 알리는 ‘기후 소양’을 갖춘 사람을 키워내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기후 위기 인식이 더 강해졌다고 했다. 조 교수는 “이론으로만 있던 생태신학이 최근 실체화돼서 교회에 확산하는 추세”라며 “우리 교회도 주일 예배 중 교회 소식을 전할 때 가장 먼저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서울시교육청이 채식 선택제를 선언하는 등 최근 고교 중 기후 문제로 채식을 하는 데가 늘고 있다. 채식이 옳고 육식이 그르다는 이분법적인 차원이 아니라 학생들의 선택권을 넓히고 이를 통해 환경윤리에 대한 인식을 상기시키는 데 의의를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전도사는 현장에서 청소년에게 환경교육을 하면서 겪었던 어려움을 공유했다. 그는 “환경주일 이후 한 달간 플라스틱 쓰레기, 과잉소비 등에 대해 교육했는데 아이들이 가장 많이 보였던 반응은 ‘어른들이 그렇게 만들어놓고 왜 우리한테 그러냐’였다. 다음으로 컸던 반응은 기후 위기에 대해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하냐’고 걱정하는 ‘기후 우울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청소년에 대한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 부모세대도 참여하는 교육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또 기후 위기라는 암울한 분위기 속에서도 교회가 희망을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교회 현장에서 저탄소, 탈핵 등을 말할 때 정치적인 논쟁거리로 봐서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럼에도 교회 공동체는 가장 먼저 바뀔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이들은 확신을 가졌을 때 추진해 나가는 열정과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 센터장은 “혼자 기도하는 것뿐 아니라 시민단체 운동 등 직접 행동 형태로 연대하는 것도 기도의 일종”이라며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말하려는 믿음이 또 다른 희망을 낳을 수 있다”고 전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