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을 앞둔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1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코로나19 상황에서 세계 그 어느 곳보다 안전한 한국에 주둔하게 돼 운이 좋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년8개월 간의 임무를 마친 에이브럼스 사령관에게 보국훈장 통일장을 수여하며 사의를 표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이임 한·미연합사령관 서훈식에 참석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2018년 11월 연합사령관에 취임했다. 그는 2일 취임하는 폴 라캐머라 신임 사령관에게 지휘권을 넘겨준 뒤 임기를 마무리한다.

문 대통령은 에이브럼스 사령관에게 “재임 기간 한·미동맹은 더 굳건하게 발전했다. 또 9·19 군사합의 이행과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긴장이 완화되고 평화가 유지되는 큰 성과가 있었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 사령관, 한미연합 사령관, 유엔군 사령관의 세 가지 직책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노고를 치하한다”고 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4명의 장군을 배출한 군인 가문 출신이다. 이에 ‘별 13개 가문’으로 불렸다. 에이브럼스 사령관 집안의 장군 가운데 3명은 한국에서 복무한 경험이 있다. 그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크레이튼 에이브럼스 전 미 육군참모총장의 셋째 아들이다. 미 육군의 주력탱크인 ‘M1 에이브럼스 전차’는 그의 부친 이름을 땄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한국 방위에 기여하는 가업을 물려받았다”며 “아버지는 1953년 6·25전쟁에, 큰 형은 1962년 비무장지대에서, 둘째 형은 1993년부터 95년까지 미2사단장으로 근무했다. 장인과 매형도 한국에서 근무했다”며 한국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에이브럼스 사령관에게 호랑이 장식이 달린 ‘호신문장환도’를 선물했다. 환도에는 사령관의 한국 이름인 ‘우병수(禹柄秀)’가 각인됐다. 문 대통령은 “식구라는 말은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사람을 뜻하기도 한다. 식구가 되는 자리를 통해 한·미동맹이 더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