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구광모(사진) LG 회장은 취임 이후 수익성이 낮은 사업은 정리하고 유망한 미래 신사업을 찾고 있는데, 모빌리티가 그 중 하나로 꼽힌다.
4일 재계에 따르면 ㈜LG는 지난 2일 카카오모빌리티에 1000억원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대리운전, 주차, 바이크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하는 기업이다. 특히 전기차 도입에 적극적이고, 빅데이터와 분석 노하우를 바탕으로 ‘서비스·사물의 이동’으로 플랫폼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LG는 주요 계열사가 추진하는 모빌리티 관련 사업이 카카오모빌리티의 방향성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해 이번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해석된다.
LG는 카카오모빌리티와 협력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주행 데이터 확보 및 배터리 교환, LG전자의 전기차 충전 솔루션 등 LG 계열사들이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신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와 카카오모빌리티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협력 방안을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LG전자와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이 함께 설립한 LG마그나파워트레인도 1일부로 출범했다. 1000명 규모인 LG마그나파워트레인은 전기차에 들어가는 모터, 인버터, 차량 탑재형 충전기, 구동시스템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LG마그나파워트레인의 최고경영자에는 LG전자 그린사업담당 정원석 상무가 선임됐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역량을 미래 자동차 분야로 집중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가전 사업과 함께 자동차 전장사업을 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2018년 차량용 조명 시스템 분야 선두기업인 ZKW를 인수했고, 최근에는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작법인 알루토를 출범했다. 또 퀄컴과 함께 차세대 커넥티드카에 탑재될 ‘5G 커넥티드카 플랫폼’ 개발에도 나섰다.
자동차 전장사업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 확대, 전기차 시장 본격화 등으로 앞으로 점점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전기차 파워트레인, 인포테인먼트, 차량용 조명 등 3개 분야를 축으로 전장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LG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도 자동차 분야를 주요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 세계 톱클래스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LG디스플레이도 테슬라, 벤츠 등에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납품하며 10인치 이상 고부가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1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