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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독립한다던 美, 되레 독립기념일 델타 확산 우려

미국 독립기념일 연휴를 맞아 관광객들이 3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당초 조 바이든 대통령은 독립기념일에 코로나19에서 독립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최근 미국에선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델타 변이가 확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을 계기로 전염력이 강한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독립기념일에 코로나19에서 독립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오히려 정반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공항 검색대를 통과해 항공기 여행에 나선 미국인은 219만6411명으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많은 미국인이 5일까지 이어지는 독립기념일 연휴 기간에 여름 휴가를 겸해 대거 여행길에 오르고 가족, 친구들과 각종 모임을 갖는다는 것이다.

앞서 전미자동차협회(AAA)는 1∼5일 독립기념일 연휴기간 자동차 여행객이 사상 최대 규모인 47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의 4150만명보다 많은 숫자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대통령은 7월 4일을 코로나19에서 독립할 수 있는 날로 지목했지만 미국은 바이러스의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당초 바이든 행정부는 독립기념일까지 미국 성인의 70%에게 백신을 최소 1회 접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미국 인구의 절반 이상인 2000여개 카운티에서 이 목표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WP는 전했다. 특히 이들 카운티에선 신규 감염 사례의 약 4분의 1이 델타 변이로 확인됐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델타 변이가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며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증가하는 대표적인 지역은 아칸소, 미주리, 네바다, 콜로라도, 유타 등 5개 주다. 아칸소주는 코로나 신규 감염자의 25% 이상이 델타 변이 환자였다. 미주리주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지난 1일 기준 신규 감염자가 2주 전과 비교해 55%나 늘었다. 네바다주의 신규 환자 비율은 인구 10만명당 16명으로 미국에서 가장 높았다. 네바다주는 지난달 25일 염기서열 분석 결과, 델타 변이 감염 사례가 전체의 46.2%를 차지했다.

따라서 독립기념일 연휴가 미국 내에서 백신 접종률에 따른 코로나 양극화 현상의 갈림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은 독립기념일 이후 새로운 대유행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CNN 방송은 “백신 접종률 차이는 2개의 미국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에서도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탈리아 국립고등보건연구소(ISS)는 지난달 22일 현재 이탈리아에서 퍼지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가운데 델타 변이 비중이 22.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5월 18일 발표된 같은 조사에서 델타 변이 비중은 1%에 불과했다.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올리비에 베랑 보건부 장관은 “델타 변이가 전체 감염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빠르게 퍼지면서 이번 여름 휴가를 망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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