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제가 다니는 교회 목사님은 신학대학교 교수 출신입니다. 설교시간에 히브리어 헬라어 라틴어 영어를 자주 혼용합니다.
A : 국제화 시대에 여러 나라 언어를 능통하게 구사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신학의 경우도 깊이 있게 연구하려면 히브리어 헬라어 라틴어 독어 영어 등 원전을 읽고 이해할수록 좋습니다.
그러나 누구나 그것이 가능하진 않습니다. 성경은 히브리어와 헬라어 고전어로 기록했기 때문에 신학 전공자들도 완벽한 이해는 쉽지 않습니다.
성경의 깊은 뜻을 해석하고 설명하기 위해 원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말로 해설하는 것은 알아듣겠지만 원어를 듣고 이해하는 교인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특별한 경우 외엔 한국말로 의미를 전달하는 게 좋습니다.
설교자의 어학 수준이나 실력을 과시하기 위해서라면 삼가는 게 옳습니다. 설교에서 중요한 것은 전달과 소통입니다. 일방통행식 설교는 전달도 소통도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설교는 하나님 말씀의 선포여야지 자신을 과시하고 드러내는 행위가 돼선 안 됩니다. 꼭 필요할 때 원문의 뜻을 옮기거나 해석하기 위해 원어를 구사할 수 있습니다. 단 일상화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설교는 설교자를 위한 사건이 아니고 듣는 사람을 위한 선포입니다. 도를 넘는 자기과시나 설교자의 감정이입은 삼가야 합니다.
바울은 “내가 너희를 젖으로 먹이고 밥으로 아니하였노니 이는 너희가 감당하지 못하였음이거니와 지금도 못하리라”(고전 3:2)고 했습니다. 바울의 수준에 맞춘 게 아니라 교인의 수준에 맞춰 말씀을 가르치고 전했다는 것입니다.
알아듣고 이해하고 결단하는 설교가 모든 설교자의 바람이어야 합니다. 이런 결단이 설교 현장마다 일어날 수 있길 기도합니다.
박종순 목사(충신교회 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