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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리스크… “한국 배제 못하게 경쟁력 키워라”



전 세계를 흔들고 있는 공급망 리스크는 해소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쉽지 않다고 내다본다. 현재 상황에서 리스크 해소를 위해 취할 수 있는 대책도 마땅치 않다. 다만 한국을 빼고 공급망을 재편할 수 없도록 국가적 경쟁력을 키워 충격을 줄이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에게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를 묻자 “미·중 패권경쟁이 지속되는 한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를 키운 코로나19와 같은 자연재해가 다시 발생한다면 똑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경훈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9일 “이런 문제가 터질 때마다 자국 내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그것도 안 되면 동맹국을 끌어들여서라도 자신의 영향력을 높이려는 시도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각국이 ‘경제적 효율성’에만 집중하는 과정에서 높아진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흐름은 이어진다는 것이다. 결국 중국이 ‘G2 지위’를 잃어버리지 않는 한 공급망 리스크는 상존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현재 불거진 반도체 공급난이나 개발도상국에서의 공장 셧다운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해결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반도체의 경우 시설투자가 늦어지면서 수요와 공급 불일치가 발생한 것이라 공장 건설이 마무리되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내년까지는 올해와 유사한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불안정한 개발도상국의 코로나19 상황은 백신 보급에 따라 안정화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물론 코로나19의 지속 기간,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성공 여부는 변수다. 위드 코로나가 안착하지 못하면, 경제적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공급망 리스크 해소보다는 한국이 충격을 덜 받는 쪽으로 국가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연구위원은 “반도체나 배터리같이 세계 시장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분야에서 한국을 배제하고 갈 수 없도록 만드는 게 나름의 대안이 될 것”이라며 “지금 대만이 미국의 관심을 받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요소수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해외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 박사는 “우리가 생산하지 못하는 것들은 먼저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다양한 외교적 채널을 통한 전략적 접근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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