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신약성서에 ‘예비하다’로 번역된 원어는 고대 그리스어 ‘헤토이마조’입니다. 헤토오스(잘 맞는, 어울리는, 적확한)에 뿌리 둔 헤토이모스(준비된)에서 파생됐습니다. 예비하다(마 3:3, 막 1:3, 눅 3:4) 준비하다(마 26:17, 막 14:12, 눅 1:17, 계 8:6) 마련하다(요 14:2) 미리 정하시다(마 20:23, 막 10:40) 등으로 번역됐습니다. 신약에 40번 쓰였습니다. 오늘 본문에 인용된 이사야서 말씀(40:3~5)에서 ‘예비하다’는 히브리어로 ‘파나’입니다. 향하다(레 19:4, 겔43:1) 돌아서다(출 32:15) 돌아보다(나 2:8) 길을 닦다(말 3:1)로도 번역됐습니다.
영어 성경은 헤토이마조를 프리페어(prepare·준비하다 대비하다)로 번역했습니다. 라틴어 프레-(~앞에, 미리)를 파라레(준비하다 마련하다 마음먹다) 앞에 붙인 말입니다.
“요한은 요단 강 주변 온 지역을 찾아가서, 죄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였다. 그것은 이사야의 예언서에 적혀 있는 대로였다.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가 있다. 너희는 주님의 길을 예비하고, 그 길을 곧게 하여라. 모든 골짜기는 메우고, 모든 산과 언덕은 평평하게 하고, 굽은 것은 곧게 하고, 험한 길은 평탄하게 해야 할 것이니,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구원을 보게 될 것이다.’”(눅 3:3~6, 새번역)
세례자 요한이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오시는 길을 예비했습니다.
박여라 영문에디터 ya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