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에 이어 마트에 대한 코로나19 방역패스 적용이 과도하다는 법원 결정이 나온 가운데 교회 안에서도 미접종자에 대한 예배당 입장 제한이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기저질환자와 임신부 등 접종을 받기 어려운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라는 의견입니다. 교회 등 종교 시설은 현재 정부의 방역패스 예외 대상이지만 일부 교회는 자체적으로 미종접자의 예배당 입장을 금지하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한 대형교회 A집사는 최근 교회 자유게시판에 코로나19에 대한 교회 방침을 아쉬워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이 글에서 “우리 교회는 본당 앞자리 일부를 휠체어를 사용하는 성도를 위해 비웠던 곳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백신 미접종 성도는 본당 출입조차 불가능합니다.…한 영혼을 위한 곳이 교회 아닌가요”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또 다른 성도는 “우리 교회가 차별에 앞장서는 교회가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고 했습니다.
이 교회는 주일 본당 2층에 한해 접종 여부를 확인해 출입을 제한합니다. 교회 관계자는 16일 “주일 예배를 드리기 원하는 분들을 가능한 한 많이 수용하려면 백신 접종을 마치지 못한 분을 포함시키기 어렵다. 매우 안타깝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교회의 미접종 성도 B씨는 출석하던 교회가 방역패스를 요구하면서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는 인터넷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우리 부부는 그동안 예배 시작 2시간 전 교회에 가서 캄캄한 지하 주차장 차 안에서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한 뒤 예배당에 입장했다. 이제는 교회가 방역패스를 도입해 본당에 갈 수 없다. 패스 없이 들어갈 수 있는 교회를 찾고 있다”며 슬퍼했습니다.
사실 대다수 교회는 방역패스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교회는 방역패스 예외 시설이고 미접종자를 포함해 30%를 수용해도 299명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출석 교인이 수천명 넘는 일부 대형 교회의 경우 참석자를 가능한 한 많이 수용하기 위해 접종 여부를 확인하고 수용 인원의 70% 이내로 입장시키고 있습니다. 미접종 성도를 위해서는 영상으로 예배 드릴 곳을 따로 마련합니다.
그런데 여러 사정으로 접종하지 못한 성도들의 마음은 매우 힘든 것 같습니다. 어떤 교회는 아예 미접종자 교회 출입 금지령을 내렸다고 합니다. 미접종 성도들은 하나님의 집에서 거부당하는 기분이 든다고 합니다. 예수님이 예배당 앞에 서 계신다면 어떻게 하실까요. 한 생명을 귀히 여기는 예수님은 지혜로운 방법으로 미접종자에게도 문을 열어주시지 않을까요.
한 목회자는 “현 정부 방역지침상 미접종자까지 30%, 최대 299명이 한 번에 온라인 예배를 드리면 됩니다. 그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미접종자들이 배척당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시는 예배의 모습에 대해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요 4:24)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