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를 43일 앞둔 시점에서 후보들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무속에 이어 욕설도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목회자와 전문가들은 과도한 욕설은 인간 내면에 잠재된 죄 본성의 발현이자 인격의 단면이라고 말합니다.
한국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을 지낸 민성길 연세대 의대 명예교수는 24일 “욕설은 마음속 감정과 생각을 절제하지 않고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라면서 “정신의학적으로 의식적·무의식적 자제력이 없으면 욕설이 터져 나온다”고 설명했습니다. 민 교수는 “사춘기 때까지 경험에 의해 형성된 기질 성향은 성인이 되어서도 잘 바뀌지 않으며 다만 자제할 뿐”이라면서 “이런 사람은 욕설을 한바탕 하고 싶은 감정을 참으며 아슬아슬하게 지내다가 자제력이 부족해지는 순간 충동적으로 욕설을 쏟아낸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어 “지금도 다수의 초·중·고 학생이 정신적 미성숙과 자제력 부족으로 입에 욕을 달고 산다”면서 “만약 욕설을 자연스럽게 하는 사람이 국가 지도자가 된다면 사회에도 욕설을 주고받는 게 자연스러운 문화가 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민 교수는 “지도자의 욕설 논란은 어찌 보면 문화적으로 자제력을 잃어가는 우리 사회의 씁쓸한 단면”이라며 안타까워했습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을 지낸 박종순 충신교회 원로목사도 “인간의 생각은 언어로 표현되기에 언어를 보면 그 사람의 인격을 알 수 있다”면서 “리더는 건강한 인격을 갖고 인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아무나 지도자가 되는 게 아니다”고 했습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윤리에는 개인 집단 리더십 윤리가 있다”면서 “사회 지도자는 윤리를 깨뜨리는 사람, 함량 미달인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는 “다음세대를 위해서라도 지도자가 앞장서 ‘이것이 바른말’이라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성경은 욕설을 어떻게 말하고 있을까요. 욕하는 사람은 부끄러움을 당할 것이며(벧전 3:16) 징계를 받는다고 경고합니다.(민 12:2~13) 수많은 가축을 소유했던 거부(巨富), 나발은 다윗이 광야에서 사람을 보내 인사했지만 오히려 욕설을 퍼부었고(삼하 25:14) 앗수르 왕 산헤립도 유다 왕 히스기야에게 욕을 했습니다.(대하 32:16~18) 성경은 타인을 욕하는 것은 죄악(고전 5:11)이기에 그리스도인은 타인을 중상, 비방하지 말고 오히려 축복하라고 말합니다.(벧전 3:9)
송길원 하이패밀리 대표는 “국가 지도자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인의예지가 있어야 한다”면서 “한 나라의 국격을 결정짓는 것은 대통령의 품격이며 국민은 그 리더십을 따라간다. 만약 국가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이 욕을 즐겨한다면 어떻게 나라의 기강이 서겠냐”며 반문했습니다. 성경은 자신의 입술과 가정을 잘 지키는 데서 리더십이 시작된다고 말합니다.(잠 18:19~21, 골 3:18~20) 모든 대선 후보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씀이 아닐까요.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