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어 ‘아가페’는 우리말 신약성서에 ‘사랑’이라 번역됐습니다. 아가페는 아가파오(사랑하다)에서 왔습니다. 아가파오는 기뻐하다(눅 11:43) 아끼다(계 12:11)로도 번역됐습니다. 좋아하다(마 6:5, 눅 20:46) 입맞추다(막 14:44)로도 번역된 ‘필레오’ 역시 사랑한다는 뜻이지만, 아가페는 끌리는 마음보다는 옳고 그름을 두고 선택한 사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신약 전체에 아가페는 116번, 아가파오는 143번, 필레오는 25번 나옵니다.
영어 성경은 아가페를 러브(love·사랑 애정)로 번역했습니다. 필레오는 필로소피(philosophy·철학) 비블리오파일(bibliophile·애서가) 필라델피아(Philadelphia·미국 도시 이름)의 어원입니다.
“사랑은 오래 참고, 친절합니다. 사랑은 시기하지 않으며, 뽐내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무례하지 않으며, 자기의 이익을 구하지 않으며, 성을 내지 않으며, 원한을 품지 않습니다. 사랑은 불의를 기뻐하지 않으며, 진리와 함께 기뻐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딥니다. 사랑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언도 사라지고, 방언도 그치고, 지식도 사라집니다.”(고전 13:4~8, 새번역)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교회 공동체에 끝까지 남는 것은 그가 가르쳐주신 사랑입니다.
박여라 영문에디터 ya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