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더 바이블] 사로잡다(seize)



고대 그리스어 람바노(가지다 받다)는 우리말 마태복음에만도 예언자를 맞아들이는(마 10:41) 누룩을 가져다가(마 13:33) 광주리를 거두었더냐(마 16:9) 영생을 상속하리라(마 19:29) 등 문맥과 상황에 따라 다양한 뜻으로 번역됐습니다. 신약 전체에 56번 나오는 데코마이(받아들이다 받다)보다 훨씬 자주(261번) 쓰였습니다(국민일보 1월 8일자 참조).

예수께서 귀신들린 소년을 고치신 이야기에서 마태(마 17:15) 마가(막 9:17)와 달리 누가는 람바노를 써서 귀신이 아이를 사로잡는다(눅 9:39)고 합니다. 영어 성경은 이 구절의 람바노를 시즈(seize·움켜잡다 장악하다 점령하다)로 번역했습니다. 명사 시저(seizure)는 압수 장악 점령 발작을 뜻합니다.

아직 제자들의 믿음이 적었을 때입니다. “무리 가운데서 한 사람이 소리를 크게 내서 말하였다. ‘선생님, 내 아들을 보아주십시오. 그 아이는 내 외아들입니다. 귀신이 그 아이를 사로잡으면, 그 아이는 갑자기 소리를 지릅니다. 또 귀신은 아이에게 경련을 일으키고, 입에 거품을 물게 합니다. 그리고 아이를 상하게 하면서 좀처럼 떠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의 제자들에게 귀신을 내쫓아 달라고 청하였으나, 그들은 해내지를 못했습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네 아들을 이리로 데려오너라.’”(눅 9:38~41, 새번역)

예수께서 아이를 사로잡은 귀신을 꾸짖어 내보내셨습니다.

박여라 영문에디터 ya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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