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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하나님 영광 강조하는 천국으로 순례의 길 떠나보자

황명환 수서교회 목사가 2일 서울 강남구 교회 상담실에서 ‘천국 바로 알기’를 저술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신석현




죽음 다음엔 천국이다.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다. 하지만 많은 성도가 천국을 성경 말씀이 아닌 특정 개인의 천국 여행기로 접해왔다. 신비주의에 빠지기 쉽고 표현력이 제한된 인간의 경험, 더욱이 환상이나 망상으로 흐르기 쉬운 간증으로는 천국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또 이해시키기 어렵다. 교회 안에서조차 천국을 이야기하는데 주저하게 되고 어색해진 이유이기도 하다.

황명환(63) 수서교회 목사는 “상상을 가능한 배제하고 성경에 나오는 문자 그대로 천국을 이해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천국 바로 알기’(두란노)를 펴낸 황 목사를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교회 상담실에서 만났다. 황 목사는 최근 3년간 사도신경을 다룬 ‘나의 신앙고백’을 비롯해 죽음 바로 알기 3부작인 ‘죽음 인문학’ ‘죽음 인문학 워크북’ ‘죽음에서 삶을 배우다’와 더불어 ‘인생 잠언’ 3부작인 지혜편 성공편 행복편까지 모두 두란노서원에서 출간했다. 성도들과 목회 현장에서 나눌 법한 질문들로 시작해 대화체로 설명을 이어가며 단락마다 성경 말씀을 인용해 권위 있는 해석을 전하는 황 목사의 저술 방식이 이번엔 천국을 향했다.

“성경은 이사야서 에스겔서 다니엘서 요한계시록 등에서 천국을 이야기하지만 간증을 하지는 않습니다. 고린도후서 12장을 보면 사도 바울도 셋째 하늘(천국)에 다녀왔는데 거기서 사람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보고 들었으나 말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입을 다물어 버렸습니다. 천국은 인간의 언어로 표현하기엔 상상할 수 없는 곳이기에(고전 2:9) 잘못 썼다가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쉽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기록 목적이 분명한 때에만 기록하게 하셨고, 잘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천국을 보여주신 겁니다.”

그렇다면 성경이 직접 말하는 천국의 특징은 뭘까. 황 목사는 세 가지를 꼽았다. 하나님의 영광을 강조하게 되고, 보좌 앞에서 인간 스스로 무가치함과 부패를 절감하게 되며, 천국의 자세한 묘사를 자제하는 대신 심판과 축복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이런 기준에서 벗어나는 다수의 천국 여행기들은 망상에 가깝다고 봤다.

성경 말씀 이외에 기독교 석학들의 천국 관련 고백도 다수 인용된다. 황 목사는 CS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홍성사)에서 이런 고백을 전한다. 천국 소망이 신앙의 본질임을 설명하는 20세기 최고 기독교 변증가의 육성이다.

“대부분 그리스도인이 다음 세상에 대해 더는 생각하지 않게 되면서 기독교는 세상에서 그 힘을 잃고 말았다. 천국을 지향하면 세상을 덤으로 얻을 것이다. 그러나 세상을 지향하면 둘 다 잃을 것이다. (중략) 천국에 대한 소망이 다른 욕구에 짓눌리거나 밀려나지 않게 하자. 나 자신이 그날을 향해 나아갈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날을 향해 나아가도록 돕는 일을 내 삶의 주된 목표로 삼자.”

책은 낙원의 존재, 부활의 과정, 최후 심판의 날에 새 하늘과 새 땅으로 재창조되는 일을 말씀에 기반해 들여다본다. 올바른 천국의 이미지를 형성한다면 성경 읽기도 쉬워지고 매일의 삶을 어떻게 하면 신실하게 살 것인가를 되돌아보게 한다고 강조한다.

황 목사는 에필로그에서 3가지 수준의 기도를 말한다. 첫째는 필요한 것을 구하는 기도(Give me)이고 둘째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는 기도(Lead me, teach me)이며, 마지막으로 가장 수준 높은 기도가 하나님의 영광을 보여 달라는 기도(Show me your glory)라고 했다. 이 땅에서 살지만, 천국을 바라보고 그 영광을 위해 기쁨으로 걸어가는 순례자가 되자는 기도이다.

“인간은 악을 상상하긴 쉽습니다. 죄인이기에 지옥은 리얼하게 그려낼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 K-드라마 ‘지옥’을 보십시오. 반면 천국은 그려내기 어렵습니다. 천국을 다룬 영화는 없다시피 합니다. 실낙원을 쓴 존 밀턴도, 위대한 변증가 CS 루이스도 천국을 그리는 데는 실패합니다. 천국 상상이 그만큼 어려운 겁니다. 하지만 성경에 나오는 말씀 그대로 이미지를 복원할 수는 있습니다. 그것까지는 반드시 해야 합니다. 천국의 소망을 복원하도록 돕는 것이 책의 목표입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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