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가족 병마·코로나·생활고에 눈물 ‘오뚝이’ 목사님을 일으켜 주세요

이상용(뒷줄 오른쪽) 목사가 2013년 충북 청주의 선한목자교회에서 사역하던 시절, 세례받은 성도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 목사의 아내인 김정애(뒷줄 왼쪽) 사모는 현재 암 투병 중이다. 국민일보DB


“안녕하세요, 이상용 목사입니다….” 이달 초, 수화기 너머로 들린 음성에 ‘이번엔 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덜컥 겁이 났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엔 사모님의 암 투병 소식이었습니다.

이 목사님은 몇 년 전 딸의 암 투병 소식을 전해줬고, 그보다 앞서 본인은 뇌졸중으로 쓰러진 적이 있습니다. 사모님은 우울증을 앓기도 했습니다. 그 느지막이 목회에 뛰어든 이 목사님은 떠돌고 외롭고 배고픈 이웃을 향한 특수 목회를 펼쳐 왔습니다. 20여년 전부터 경기도 평택역과 충북 제천역 앞에서 독거노인과 노숙인을 전도하면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었습니다. 2010년부터는 충북 청주에서 개척한 선한목자교회 담임으로 사역을 이어갔습니다.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도시락과 반찬을 만들어 독거노인, 쪽방촌 거주자, 노숙인들을 먹였습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사역은 힘이 부쳤습니다. 섬겨야 할 사람은 점점 많아지는데 후원 손길은 갈수록 줄어들었습니다. 설상가상 이 목사님은 고혈압에 당뇨병까지 얻었고, 아내인 김정애(68) 사모는 우울증을 앓았습니다. 7년 전에는 30대 중반의 미혼이었던 이 목사의 둘째 딸이 암 선고까지 받았습니다. 지난해 가을, 목사님의 딸은 6년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안도의 한숨도 잠시, 그의 가족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습니다. 이 목사님의 아내가 딸과 똑같은 유방암 선고를 받은 것입니다. 이 목사님은 “그동안 아내가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가족의 생계를 이어가느라 고생을 너무 많이 한 것 같다”면서 “아내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흐느꼈습니다.

사모님은 지난해 12월 수술을 마쳤고 다섯 번째 항암 치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달 초 덜컥 코로나19 확진을 받았습니다. 기저 질환자이기에 충북대병원에 다시 입원했습니다. 상황이 다급해지자 목사님이 기자에게 연락해 온 겁니다.

올해 68세인 이 목사님은 지난해 모든 목회 사역을 정리했습니다. 건강 악화에, 열악한 가정 형편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때 그는 ‘오뚝이’ 목회자로 불렸습니다. 뇌졸중으로 쓰러졌다가 성공적으로 재기해 섬김 사역을 꼿꼿하게 이어갔기 때문입니다.

험난한 목회 여정을 마친 그에겐 지금 지팡이를 짚고 다녀야 하는 불편한 몸과 병든 가족만 남았습니다. 연금이나 퇴직금은커녕 조촐한 은퇴식도 없었습니다. 이 목사님은 기도하고 있다고, 여전히 하나님을 의지한다고 말합니다. 질문이 생깁니다. 그의 목회 인생은 과연 성공한 것일까요, 실패한 것일까요. 어떻게 그와 그 가정을 위로하면 좋을까요.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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