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보고 싶지만…. 집에 가기는 싫어요.” 한창 엄마가 그리울 여섯 살 민수(가명)가 서울 노원구 ‘다예’에 온 것은 지난해 8월이다. 정서적 학대를 받던 민수는 이웃의 신고로 다예에 올 수 있었다.
‘다 예쁜 아이들’이라는 뜻을 가진 ‘다예’는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전국 최초이자 유일한 영유아 전용 학대피해아동쉼터이다. 아이들에게 가정과 같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시설은 아파트에 마련됐다. 약 143㎡ 크기에 심리치료실과 남녀가 구별된 방, 놀이시설이 갖춰진 거실로 꾸며져 있다.
7명이 정원인 이곳에 현재 5명의 아이가 머문다. 보육사 4명이 상주해 피해 아동보호, 생활 지원, 치료 등을 전담한다. 또 심리치료사 1명이 주 8시간 방문해 아이들을 상담한다.
김순민 다예 원장은 “아이들은 환경에 민감합니다. 보호시설을 가정과 같은 환경으로 꾸며 심리적 안정을 주려고 노력합니다. 보육사 호칭도 선생님이 아니라 이모로 바꿨습니다”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의 ‘2020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아동학대 사례는 총 3만905건으로 19년 3만45건 대비 2.9% 증가하였다. 학대 행위자는 부모가 2만5380건으로 전체의 82.1%를 차지하였다. 사망 아동의 76.8%가 0~6세 아동이다. 사망한 아동 총 43명 중 만 1세 미만이 20명(46.5%)으로 가장 많았고, 만 1세가 7명(16.3%)이었다. 또 피해 아동 발견율은 4.02%로 19년 대비 0.21% 포인트 증가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구조된 아이들은 3개월간에 걸친 원 가정복귀프로그램을 통해 가정 복귀 여부가 결정된다. 아동과 부모의 심리상태, 양육상황, 환경조사를 진행한다. 복귀가 안 되는 아이들은 가정위탁이나 보호시설로 가게 된다. 여의치 않으면 학대피해아동쉼터에서 장기거주를 한다.
김 원장은 “영유아들은 학대를 받아도 의사 표현을 잘 못 합니다. 주변의 끊임없는 관심이 제2의 정인이를 막을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사진·글=김지훈 기자 da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