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따뜻함 얹어 주기



어린 시절 우리 식구는 조부모님과 부모님, 그리고 4남매까지 모두 8명이었습니다. 모든 식구가 식사할 때면 밥상이 늘 2개로 차려졌는데 한 상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제가 앉았습니다. 다른 한 상에는 나머지 식구들이 둘러앉았죠. 이 자리가 제게는 때로 불편했었습니다. 어린 나이부터 조부모님께 식사 예절을 배우며 식사하는 상황이었으니 좀 불편했던 게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려운 식사 자리는 곧 따뜻한 자리로 변하곤 했습니다. 밥상에 앉을 때마다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제가 제일 좋아할 만한 반찬을 밥에 얹어 주시곤 했기 때문입니다. 제게 밥상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을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어른의 역할을 배웠습니다. 바로 ‘따뜻함 얹어 주기’입니다.

교회가 그래야 하지 않을까요. 경쟁이 치열하고 삶의 무게가 녹록지 않으면 그 사회는 당연히 차가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저기 부딪히는 소리가 날카롭기만 하고 자기 권리를 주장하는 소리가 격해지는 등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에 온기 있는 공동체와 그런 사람이 필요합니다. 바로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몫입니다.

조주희 목사(성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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