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세상속으로…] “기독교 배타적”… 호감도 25% 그쳐





국민 4명 중 3명 정도는 기독교(개신교)에 대한 호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천주교와 불교에 대한 호감은 개신교보다 3배 가까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일보와 코디연구소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독교에 대한 대국민 이미지 조사’에서 ‘종교 호감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25.3%만이 기독교에 호감이 있다고 답했다. 천주교와 불교에 대해서는 각각 65.4%와 66.3%의 응답자가 호감이 있다고 응답했다(종교별 단수 응답).

이번 조사에서는 다중 대응 분석(MCA·Multiple Correspondence Analysis) 기법을 활용해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한 각 종교의 상징적 이미지 단어도 분석했다(그래픽 참조). MCA는 변수 사이의 거리 차를 통해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항목을 표시해주는 방법으로 사회과학 분야에서 폭넓게 사용된다.

기독교를 대표하는 핵심 단어로 유일하게 꼽힌 건 ‘배타적’이었다. 주변 단어로는 ‘물질적’ ‘위선적’ ‘이기적’ ‘세속적’ 등 종교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단어가 주로 분포했다.

천주교와 불교를 상징하는 핵심 단어는 모두 긍정적이었다. ‘도덕적’ ‘헌신적’ ‘희생적’이 천주교의 핵심 단어였으며 ‘거룩’과 ‘진보적’이라는 이미지가 주변에 위치했다. 불교의 핵심 단어는 ‘포용’과 ‘상생’이었으며 ‘친근’과 ‘보수’ 등이 뒤이어 거론됐다. 천주교와 불교 사이에 배치된 단어로는 ‘엄숙’ ‘배려’ ‘경건’ ‘공감’ 등이 공통적으로 꼽혔다.

조사에서는 19~29세 사이 젊은 세대에서 기독교 호감도가 19.0%로 나타나 전체 세대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기독교에 대한 젊은이들의 무관심이 심각한 수준임을 확인한 셈이다.

자신을 ‘가나안’ 성도라고 소개한 신유진(27)씨는 26일 “기독교인에겐 보여주기식 신앙생활이 적지 않아 보인다”며 “헌금 규모에 따라 교회 내 직분이 정해지는 걸 보았다. 순수함을 상실한 교회의 분위기에 소외감과 환멸을 느꼈다. 지도자의 위선도 신앙생활을 어렵게 한다”고 했다. 정해솔(30)씨는 교회의 포용력 부족을 꼬집었다. 그는 “교회는 ‘다른 것’과 ‘틀린 것’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자신들과 다른 사고방식을 적대적으로 대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교회가) 사회와 소통한다지만 실제론 남을 이해하지 않는 이기적 집단이란 인상을 준다”고 토로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한국교회가 추구해야 할 방향에 대한 제안도 나왔다. 응답자 중 26.7%는 ‘사회적 약자를 돕는 교회’를 바랐다. 이어 ‘사회에 올바른 방향 제시’(23.8%) ‘삶의 치유와 회복 지원’(15.8%) ‘복음만 전파’(7.3%) ‘영적 깊이 추구’(6.8%) ‘사회 부조리 개혁’(5.0%) 등에 대한 기대가 이어졌다.

성석환 장신대 교수는 “지역사회와 호흡하던 교회의 선한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성 교수는 “한국교회가 성장주의에 매몰돼 ‘우리 교회’ 중심주의나 교인만 앞세우는 분위기를 개선하지 않으면 호감도를 만회하긴 어렵다”며 “코로나 이후 교회는 과거를 답습할지, 복음을 회복해 세상 속으로 나아갈 것인지 결정해야 할 변곡점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장창일 기자 유경진 인턴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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