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개신교)는 비기독교인 10명 중 9명으로부터 ‘신뢰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누군가의 도움이 간절한 이들은 여전히 많다. 한국교회가 전할 진심은 무엇일까. 26일 국민일보와 코디연구소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일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독교에 대한 대국민 이미지 조사’는 오늘 한국교회가 마주한 냉혹한 현실을 보여주면서도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응답자 대부분은 ‘세상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다’(97.2%) ‘정부에서 해결해 주지 못하는 고통을 겪는 사람이 많다’(94.3%)고 느끼고 있었다. 주목할 점은 ‘사회적 약자, 소외된 이들을 위해 정부나 사회기관에서 하지 못하는 것을 종교가 해야 한다’는 항목이다. 기독교인 응답자 85.3%, 비기독교인 응답자 61.8%가 해당 항목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놓인 복지 사각지대를 종교가 메워줘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이 여전히 강하게 나타난 것이다. ‘한국교회가 추구해야 할 방향’을 묻는 질문에서도 응답자들은 ‘사회적 약자를 돕는 교회’(26.7%)를 1순위로 꼽았다.
그렇다면 국민은 한국교회가 어떤 방법으로 우리 사회에 도움 주기를 원할까. 응답자 절반(46.6%) 정도는 ‘독거노인, 빈곤층을 돕는 활동’에 적극 나서길 바라고 있었다. ‘무료 급식 제공’(39.2%) ‘한부모, 미혼모, 조손 가정 돕기’(25.4%) ‘지역민을 위한 공간 개방’(21.4%) ‘지역 환경 개선’(16.9%) 등이 뒤를 이었다.
유념해야 할 지점이 있다. 바로 ‘진정성’이다. 조사에서 기독교가 ‘이웃을 위한 봉사를 활발하게 하는 종교’라는 응답은 25.8%를 보였지만 ‘이웃을 위한 봉사를 진정성 있게 하는 종교’로 느끼는 응답자는 13.6%에 그쳤다. 최현종 서울신대 교수는 “이웃 섬김이 기독교의 신뢰도 저하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수단임에도 ‘전도’라는 목적성 때문에 선의가 왜곡되는 게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교회가 1차적으로는 이웃 섬김을 전도와 철저히 분리해 진행하고, 지방자치단체 또는 여러 시민단체와 이웃 섬김의 사역을 협력해서 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 교수는 “신학대를 비롯한 기독교 교육 기관에서 다양한 교회의 지역사회 모델을 개발하고, 실습을 포함한 교육 과정을 만들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교회가 이웃과 상생하는 공동체를 이루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종원 경산중앙교회 목사는 “주민과 함께 즐기는 콘서트, 주민도 동참 가능한 헌혈 캠페인 등 교회가 본연의 사역을 할 때 이웃이 공감하는 형식과 방법으로 진행한다면 ‘사랑’이라는 기독교의 본질을 전할 수 있다”고 했다. 김 목사는 “진정성 있는 이웃 섬김은 그 영혼까지 건진다”며 “복음과 사랑을 전하는 일은 결국 같은 맥락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고 말했다.
최기영 신지호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