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치고 상처받은 마음을 가져가 뚝딱뚝딱 고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 곳은 세상에 없지만, 노래를 통해 마음을 치유 받을 수는 있습니다. 데뷔 22년 차 가수 자두와 CCM계의 독보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오화평씨가 의기투합한 그룹 ‘마음전파상’이 앨범 ‘빛방울’을 발매했습니다. 고장 난 라디오를 전파상에 가서 고치듯이 주파수가 맞지 않는 마음을 고쳐주고 싶다는 소망과 함께 복음도 전파하겠다는 의미를 팀명에 담았다는데요. 자두가 작사·작곡하고 오씨가 편곡한 타이틀곡 ‘그래 사랑’을 비롯해 찬송가 4곡과 연주곡 1곡이 앨범에 실렸습니다.
지난 25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만난 마음전파상은 자신들을 ‘신인 그룹’으로 소개했습니다. “요즘은 샵에 갈 때 조금만 늦어도 ‘어디 신인 그룹이 늦냐’고 한 소리 듣는다니까요.”(자두) 농담으로 한 말이었지만 새롭게 시작한 활동에 설렘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대중 가수와 재즈 피아니스트가 만나 발매한 CCM 앨범이라니 오씨의 말마따나 ‘세상에 없는 음악’입니다.
두 사람은 지난해 오씨가 진행하는 CCM 프로그램에서 인연을 맺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오씨는 대중 가수가 찬양을 부르는 것에 선입견이 있었다고 합니다. 오씨는 “누나의 간증과 찬양을 듣다 보니 진정성이 느껴졌다. 자두만이 가지고 있는 음색과 나의 연주가 만나면 특색있는 우리의 음악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그룹 결성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타이틀곡 ‘그래 사랑’은 자두가 10여년 전에 작업했던 곡이라고 합니다. 녹음도 마치고 앨범 재킷 사진까지 찍었는데 여러 사정상 발매를 하지는 못했습니다. 자두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저는 보이는 이미지로 살아가는 가수잖아요. 3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대중에게 평가받으며 무언가 잘해야만 사랑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어요. 그런데 하나님의 사랑은 ‘조건 없는 사랑’이란 걸 깨닫게 됐죠. 시든 꽃도 활짝 핀 꽃도 하나님 앞에서는 같은 꽃인 것처럼요. 하나님의 그 사랑을 널리 알리고 싶더라고요.”
‘바보라고 바보라고 혀를 차던 사람들아/꽃 한 송이 물 한 모금 의미 없는 것은 없어’와 같은 가사들은 듣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하기에 충분합니다. 자두가 이 곡을 앨범에 넣고 싶다고 했을 때 오씨가 흔쾌히 동의한 이유였습니다. 오씨는 “이 곡을 처음 듣고 욕심이 났다. 보컬과 피아노 한 대로 그 감동을 표현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했다”며 “누나가 그동안 사모로, 찬양사역자로, 간증자로 살며 잊어버린 자두만의 독특함을 함께 찾아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습니다.
앨범을 같이 만들며 두 사람은 신앙의 동역자로도 든든해졌습니다. 하나님께서 둘을 만나게 하신 타이밍도 완벽했다고 하는데요. 자두는 “내가 가진 실력이 ‘엽기’ 같은 이미지로 폄하된다고 느꼈을 때 이런 앨범을 냈다면 나를 증명하는 데에만 집중했을 것”이라며 “신앙적·음악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나 새 앨범을 내게 된 것이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오씨 역시 “나도 혼자 화려하게 연주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다.(웃음) 그러나 하나님을 향한 마음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서 서로 부족한 점은 채워주고 잘하는 점을 부각하며 작업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근 단독 콘서트를 열기도 했던 마음전파상은 전국에서 성도와 팬을 만나며 행복하게 사역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앞으로 CCM에만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음악을 하면서 마음을 고치는 하나님의 손길을 실어 나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저희는 CCM 가수가 갈 수 없는 중간 지대까지 복음을 전달할 수 있는 특수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주님께서 주신 은사를 가지고 복음이 닿지 않는 곳으로 달려가겠습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