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민주주의 뒷받침한 건 침묵의 힘에 있어” “수년 동안 걸림돌 없이 복음 나누게 됐다”

세계 최고 갑부인 일론 머스크가 440억 달러(약 55조원)를 들여 인수한 트위터 로고와 자신의 트위터 계정. 연합뉴스


세계 최고의 갑부 일론 머스크가 최근 440억 달러(약 55조원)를 들여 트위터를 인수했습니다. 380조원의 재산을 지닌 거부가 ‘미디어 왕’으로 등극하면서 여론을 좌지우지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2억명에 가까운 트위터 이용자 가운데 머스크는 9000만명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트위터 광입니다. 머스크는 인수 과정에서 “(트위터 인수로)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검열을 없애고 편집 버튼을 만들어 수정 기능을 추가하겠다고도 했습니다.

머스크가 내세운 ‘표현의 자유’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목회자와 신학자 등 해외 기독인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견해가 나오고 있습니다. 트위터에서 특정 의견을 더욱더 자유롭고 공개적으로 나눌 수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있습니다.

트위터는 지난 3월 트렌스젠더에 대해 부정적인 언급을 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한 기독교 매체의 트위터 계정을 중단한 적이 있습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 위치한 그랜트 캐슬베리 목사는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로) 향후 기독교인들은 수년 동안 걸림돌 없이 복음을 나눌 수 있는 매체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환영했습니다.

일부는 지나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합니다. 기독교 연구단체인 데이브넌트연구소(Davenant Institute)의 브래드 리틀존 소장은 최근 기독교 매체 월드(World)에 기고한 글에서 “트위터는 혼란스러운 광장이다. 사회적 리더를 비롯한 여론 주도층이 주장을 펴고 여론을 흔들 수 있는 단계까지 제공한다”면서 “머스크 같은 거물급 인사가 트위터와 같은 광대한 영역에서 단독 권력을 휘두를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였습니다. “역사에서 ‘위대한 머스크’로 남을지, 또는 ‘끔찍한 머스크’로 남을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영국성공회 조지 피처 목사는 이 문제에 대해 좀 더 기독교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달 29일 영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 기고문에서 “머스크는 언론·표현의 자유를 강조하지만, 민주주의를 뒷받침하는 건 침묵의 힘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피처 목사는 갈보리산 위에 못 박힌 예수 그리스도를 언급하면서 “나사렛 예수는 광장에서 자신의 십자가형에 대한 (부당함에 대해) 어떠한 외침보다 하나님의 뜻에 대한 응답으로 침묵을 지키셨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가 천사로부터 하나님의 아들을 낳을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취한 마리아의 처신을 소개합니다. “마리아는 이 모든 말을 마음에 새기어 생각하니라.”(눅 2:19) 요즘 같으면 기쁨에 겨워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 사진을 올릴만한 일이었을 법한데, 그런 행태와 정반대였다는 것이죠. 인간이 누리는 표현의 자유는 과연 어디까지가 적당할까요.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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