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문학의 진수로 불리는 ‘시편’은 교회의 노래집이자 시집이며 묵상집입니다. 시편은 산문과 다를뿐더러 현대 시와도 다릅니다. 시편의 장르는 크게 찬양 시, 탄식 시, 감사 시, 신뢰의 시, 회상의 시, 지혜 시, 제왕 시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시편은 우리의 지성을 훈련하고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쓰이고 구성된 시편을 우리가 제대로 이해한다면 우리의 정서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다윗이 쓴 시편을 중심으로 ‘시편 글쓰기’를 격주로 게재합니다. 복잡한 내면의 길을 정리하고 주님과 좀 더 가까워지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신학자들은 시편은 구약 메시지의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어떻게 시편을 읽을 것인가’의 저자 트렘퍼 롱맨 3세 교수에 의하면 시편은 성경 속에 있는 일종의 문학적 성소입니다. 시편은 하나님이 특별한 방법으로 그분의 백성을 만나는 곳이며 그분의 백성이 하나님께 찬양을 올리고 비탄해 하는 곳입니다. 그는 “구약의 성전이 하나님 백성의 중심에 있었던 것처럼 시편 역시 성경 한가운데 있다”라고 말합니다.
시편은 총 150편으로 다윗이 73편을 썼고 나머지는 솔로몬 모세 헤만 에단 아삽 고라 등 다수의 사람이 기록했습니다. 시편은 경건한 믿음과 깊이 있는 신앙 체험을 가장 생생하게 표현하는 책으로 우리의 영혼에서 우러나오는 응답의 고백입니다. 시편을 통해 당시의 하나님 백성들이 지닌 감정과 신앙을 알 수 있습니다.
시편은 신앙의 모든 측면에 관한 시와 노래를 담고 있어 마르틴 루터는 시편을 ‘성서의 축소판’이라고 불렀습니다. 초대교회 시절 새 신자들이 올바른 생각과 경건한 마음을 갖도록 돕기 위해 시편 읽기를 권한 것을 보면 시편은 예수님의 가르침, 사도들의 가르침과 더불어 초대교회 신자들의 생각과 감정을 형성하는 데 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편 1편은 시편의 서론으로 ‘그리스도인이 살아갈 방향’을 제시해줍니다. 구성은 짧지만 다루는 주제의 범위와 설득력은 넓고 강합니다. 다윗은 그리스도인이면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결론에 대해 어느 철학자보다 정곡을 찌릅니다. 축복의 길을 가르칩니다. 그는 모두가 결론이길 바라는 부분에서 시편 1편을 시작합니다.
1절에 사용된 점층법을 주목해봅니다.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에서 ‘따르지 아니하며’ ‘서지 아니하며’ ‘앉지 아니하고’란 부정적인 표현의 권고들이 긍정적인 표현보다 더욱 절대적이고 단호하게 전해집니다.
다윗이 사용한 은유와 상징은 깊은 말씀 묵상으로 인도합니다. ‘저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3절)는 야생나무가 아니라 시냇가에 ‘심은’ 나무로 절대 마르지 않는 물을 공급받는 나무를 상상하게 합니다. 시내는 용서의 시내, 은혜의 시내, 약속의 시내를 상징합니다. 또 죄인들이 반드시 멸망한다는 사실을 말합니다. ‘꾀’란 용어를 통해 악인의 교만을 꾸짖던 다윗은 악인을 ‘바람에 나는 겨’(4절)에 비유했습니다. 바람에 나는 겨처럼 무가치한 것을 쉽게 옮기는 악인의 특성을 상징했습니다.
다윗에게 있어 경건의 길이란 평안과 즐거움의 길입니다. 그의 걸음은 하나님의 말씀 지시를 받으며 육욕적인 사람들의 교활하고 악한 계략을 따르지 않는 것입니다. 다윗은 외관상으로 형통해 보이는 길을 피하고 여러 가지 시험과 역경들을 감수하라고 권면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이러한 의인의 길을 한결같이 배척하기 때문입니다. 시편의 저자 다윗은 오늘 우리에게 “지금 의인의 길을 걷고 있습니까?”라고 묻는 듯합니다.
시편은 신약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구약의 책입니다. 우리가 어느 곳에 살든 내면에 예수님을 만나기 위한 공간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 작업은 회개로 마음을 비워내고, 마음의 밭을 옥토로 만드는 작업과 같습니다. 우리 내면에 그리스도가 거하실 합당한 거처를 마련하기만 하면 주님은 오셔서 위로해 주실 것입니다. 아래의 질문에 답하고 모방 시를 쓰면서 마음의 평안을 경험해 보십시오.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다 형통하리로다. 악인들은 그렇지 아니함이여 오직 바람에 나는 겨와 같도다. 그러므로 악인들은 심판을 견디지 못하며 죄인들이 의인들의 모임에 들지 못하리로다. 무릇 의인들의 길은 여호와께서 인정하시나 악인들의 길은 망하리로다.”(시 1:1~6)
1. 위 말씀 중에 내 마음에 가장 의미 있게 다가온 말씀에 밑줄을 치십시오.
2. 밑줄 친 문장을 필사하십시오.
3. 필사한 후 그 이유에 대해 써보세요.
4. 나에게 주는 깨달음 무엇입니까?
5. ‘복 있는 사람’ ‘시냇가에 심은 나무’ ‘바람에 나는 겨’ ‘여호와의 율법’ 등의 단어를 사용해 모방 시를 쓰십시오.
이지현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