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시간의 흐름 속에 많은 것들이 변하고 맙니다. 가령 식당에 가더라도 간판이나 사장님은 예전 그대로인데 음식 맛이 변한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경험을 많이 하면서도 시간의 흐름 탓에 변화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기곤 합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에는 기나긴 세월이 흘렀음에도 ‘그때 그 날’의 약속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변하지 않는 믿음으로 초심을 간직한 사람이 등장합니다. 그 사람은 바로 갈렙입니다.
사람들은 일상에 안주해 새해 초에 스스로 했던 약속이나 다짐마저도 잊어버릴 때가 많습니다. 출애굽을 하던 이스라엘 백성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바다를 마른 땅으로 바꾸는 기적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했습니다. 이 일을 보고 백성들은 여호와를 경외했고, 여호와와 모세를 믿게 됐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찬양과 경배를 올리며 “여호와의 다스리심이 영원무궁하시도다”라고 고백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고백을 이들은 금세 잊게 됩니다. 이 고백은 언제까지 유효했을까요. 1년? 3년? 5년? 정답은 단 3일이었습니다. 백성들은 사흘 동안 길을 걷다가 물이 떨어지니 모세를 원망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갈렙은 달랐습니다. 그의 믿음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을 굳게 믿었고 끝까지 하나님 편에 서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 여호수아와 갈렙을 보시고 하나님께서는 “이 두 사람만은 내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밟게 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갈렙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날에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이런 선언을 했을 때 그의 나이는 85세였습니다. 가나안 땅을 정탐하고 와서 잠깐 훈련받다가 가나안에 들어간 게 아니라, 45년이 흐른 뒤에 “그때 여호와께서 약속하신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라고 말했던 겁니다. 이것이 갈렙의 신앙이 대단한 이유입니다.
20년, 30년, 40년이 흘렀는데도 하나님의 약속하신 것이 갈렙의 눈엔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하나님께서 하신 약속을 잊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내가 정탐하고 온 뒤에 모세에게 신실함으로 보고하였을 때, 여호수아 당신도 내 옆에 있지 않았냐. 그리고 그 날에 여호와께서 이 산지를 주시겠다고 말씀하셨을 그 날에 당신도 나와 함께 듣지 않았느냐”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내 나이 85세지만 모세가 나를 보내던 날과 같이 지금도 강건하다. 전쟁도 할 수 있으며 그 성읍들이 아무리 크고 견고해도 여호와께서 나와 함께 하시면 내가 필경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들을 쫓아낼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정말 가슴이 뜨거워지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0년 이상 믿음의 정조를 굳게 지키며 헤브론을 기업으로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갈렙이 온전히 하나님을 좇았기 때문입니다. 바로 45년 전 약속의 말씀을 주셨던 하나님께서, 지금 이 시간에도 나와 함께하신다는 것을 온전히 믿었기 때문입니다. 무모하기까지 한 갈렙의 믿음, 인간의 생각과 상식을 뛰어넘는 믿음, 그것은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지금도 살아서 내 앞에 계신다는 것을 볼 줄 아는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믿음입니다.
갈렙은 85세 나이에 하나님과 함께 전쟁에 나가겠다고 선포했습니다. 갈렙과 같이 평생토록 변하지 않는 담대한 믿음이 우리 안에 충만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최대한 대망교회 목사
◇최대한 목사는 서울 중랑구에 있는 대망교회 부목사다. 최석봉 목사가 개척한 대망교회는 국제독립교회연합회 소속으로 성장보다는 본질 회복에 집중하는 교회를 지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