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맺는 관계의 출발점은 하나님의 창조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자기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셨습니다(창 1:27). 인간은 관계적인 존재로 지음을 받았습니다. 그 기본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함께 만나 짝을 이루는 가정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가정에서부터 시작되는 이 관계가 바로 ‘하나님 자신의 형상’을 드러낸다는 것입니다(창 1:26). 놀랍게도 성경은 자신의 형상을 따라 사람을 만드신 하나님을 ‘복수’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인격성은 그분의 다양성을 떠나 이해될 수 없습니다. 다양성이란 세 분의 인격이 한 분으로 참 하나님을 이루고 있음을 가리킵니다.
이와 비슷하게 인간의 인격성도 사회적 경험 안에서 완성됩니다. 그러므로 인격은 오직 공동체 안에서만 하나님의 형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격은 혼자만으로 성숙되는 것이 아니라 타인들과의 관계 안에서 완성되는 것입니다. 창세기 1장은 무엇보다 먼저 서로 다른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연합이 인간관계의 원초적 형식임을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삼위 하나님의 관계 안에 있는 통일성과 다양성을 가장 분명하게 드러내어 보여주는 관계라는 것입니다.
아담과 하와는 서로 다르게 남자와 여자로 창조되었습니다. 서로 다른 그들이 한 몸이 됩니다. 그 연합의 관계를 경험하며 그 관계 속에서 또 다른 인격체를 창조해내는 놀라운 경험을 인간에게 허락하십니다. 부부의 관계에서와 같이 온전히 하나가 되고 새로운 생명을 낳을 수 있는 관계는 오직 그리스도와의 연합 안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바울은 에베소서 5장에서 남편과 아내의 관계를 말하면서 이것이 그리스도와 교회에 대하여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그리스도와의 연합으로 부르십니다. 그리스도와 하나 된 성도는 그 안에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되고, 또한 새로운 생명을 낳게 됩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모든 성도는 그 참된 생명의 관계를 체험하게 하십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진정한 생명의 관계가 주님과 이루어진 성도라면, 하나님은 그가 온전한 생명의 관계를 주님과 누리고, 그 참된 생명을 이 땅에 낳는 영적인 부모로서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이 땅의 모든 성도는 그리스도와의 참된 연합을 누리고, 또한 그 몸의 지체로써 성도의 교제를 통한 연합을 누리며, 그 참된 연합의 결과로 새로운 생명을 낳는 관계의 기쁨을 누리게 하십니다(요 17:9, 11).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축복은 그리스도 안에서 이 모든 관계를 통하여 우리가 삼위일체 하나님의 관계를 경험하게 하신 것입니다. 이것을 우리는 ‘하나님의 성품에 참여함(벧후 1:4)’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우리의 모든 죄를 사하시고, 온전한 사랑 안에서 우리를 받아주신 그리스도와 연합하면, 그 새로운 관계 속에서 그 모든 관계도 새로워집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하나 되기 이전에는 상대가 나와 다른 것이 너무 괴롭습니다. 그러나 나 같은 죄인 하나를 위해 그의 생명을 아끼지 않고 내어주신 주님을 바라볼 때, 우리는 그 하나하나 서로의 다른 모습이 다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하나님은 그 온전한 관계로 우리를 부르시고 참여하게 하시기 위하여 친히 이 땅에 오셨고, 우리와 같이 되셨고, 우리의 입장에서 우리의 모든 고난을 겪으셨고, 우리를 위하여 피 흘리셨습니다. 가족을 사랑하십니까. 그들과 하나가 되기를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우리와 하나가 되시기 위하여 우리 주님이 하신 그 일을 먼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장덕상 부산 성동교회 목사
◇부산 남구 문현동에 위치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측 성동교회는 올해 설립 70년을 맞았다. 부산국제금융센터를 품고 부산 복음화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