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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직후·외계 행성… 130억년 너머 우주의 비밀을 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12일(현지시간) 처음으로 공개한 차세대 우주망원경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남쪽 고리 성운’(Southern Ring Nebula)의 모습. 약 2000광년 떨어진 돛자리에서 죽어가는 별 주변으로 오묘한 에메랄드 빛 가스구름이 팽창하고 있다. ‘8렬 행성’(Eight Burst Nebular)으로도 불리며 성운의 지름이 약 반 광년에 달한다. 웹 망원경이 이날 ‘첫빛’(first light) 관측을 통해 공개한 컬러 이미지와 분광 자료는 은하단부터 외계행성에 이르는 5가지 천체 관측 결과다. NASA 홈페이지 캡처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12일(현지시간) 공개한 차세대 우주망원경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촬영한 ‘용골자리 성운’(Carina Nebula)의 우주절벽 모습. 무정형의 용골자리 성운은 지구에서 약 7600광년 떨어진 용골자리에 있으며 밤 하늘에서 가장 크고 밝은 성운 중 하나로 꼽힌다. NASA 홈페이지 캡처


약 2억9000만 광년 밖 페가수스 자리에 있는 소은하군 ‘스테판의 오중주’(Stephan's Quintet). 은하 5개 중 네 개는 서로 중력으로 묶여 근접했다 멀어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NASA 홈페이지 캡처


거대 은하단 ‘SMACS 0723’. 이 은하단은 지구에서 약 46억 광년(9조4600억㎞) 떨어져 있다. NASA 홈페이지 캡처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차세대 우주망원경이자 가장 강력한 관측 능력을 지닌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 첫 관측 이미지와 분광 자료가 12일(현지시간) 전면 공개됐다.

이번에 웹 망원경이 ‘첫빛’(first light) 관측을 통해 확보한 컬러 이미지와 분광 자료는 은하단부터 외계행성에 이르는 5가지 천체 관측 결과다.

이 중 지구에서 약 1150광년 떨어진 봉황자리에서 항성을 3.4일 주기로 돌고 있는 외계행성 ‘WASP-96 b’는 목성의 절반(0.48)가량 되는 질량을 가진 가스행성으로 2014년에 발견됐으며, 대기 중에 구름이 없는 것으로 파악돼 있다. 가스와 먼지로 된 성간물질인 성운(星雲) 중에서는 ‘용골자리 성운’(Carina Nebula)과 ‘남쪽 고리 성운’(Southern Ring Nebula)이 포함됐다.

무정형의 용골자리 성운은 지구에서 약 7600광년 떨어진 용골자리에 있으며 밤 하늘에서 가장 크고 밝은 성운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성운은 태양보다 몇 배나 더 큰 대형 별의 산실로 알려져 있다. 남쪽 고리 성운은 약 2000광년 떨어진 돛자리에서 죽어가는 별 주변으로 가스구름이 팽창하고 있다. ‘8렬 행성’(Eight Burst Nebular)으로도 불리며 성운의 지름이 약 반 광년에 달한다.

약 2억9000만 광년 밖 페가수스 자리에 있는 소은하군 ‘스테판의 오중주’(Stephan's Quintet)는 1877년 최초로 발견된 소은하군으로 유명하다. 은하 5개 중 네 개는 서로 중력으로 묶여 근접했다 멀어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먼저 공개한 ‘SMACS 0723’은 지구에서 약 46억 광년(9조4600억㎞) 떨어져 있는 거대 은하단이다. 개별적인 점과 소용돌이는 모두 은하인데 수천개의 은하가 모여 있다고 한다. 특히 은하단 뒤에 있는 천체의 빛을 확대해 휘게 하는 현상을 일으키는 이른바 ‘중력렌즈’ 역할을 하는 천체로도 관심을 끈다. 중력렌즈란 중력이 우주 공간을 뒤틀면서 돋보기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을 뜻한다. 나사는 “지금까지 찍은 우주 이미지 중 (우주의) 가장 깊은 곳을 촬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130억년 이상을 거슬러 올라간 빅뱅 이후 초기 우주의 가장 깊고 선명한 적외선 이미지라고 한다.

웹망원경이 이날 전례 없는 결과물을 내놓자 과학계에서는 중간 크기의 블랙홀, 우주 팽창 속도 등 천문학과 우주 연구에서 연구가 어려웠던 분야에 새로운 단초를 제공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웹망원경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구와 비슷한 대기를 가진 행성을 찾아내는 것이다. 135억년 전 빅뱅 직후 우주 생성 초기 신호를 포착하고 외계행성과 외계 생명체 조사와 태양계의 관측도 중요 임무 중 하나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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