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월드

펄펄 끓는 美… 역대급 최고기온 속출 ‘기후 비상사태’ 초읽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24일(현지시간) 폭염에 지친 시민들이 벤치에서 쉬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요세미티 국립공원 인근 마리포사 카운티에서 소들이 산불에 갇혀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그리스 고대 올림피아 인근 크레스테나 마을에 산불이 나 시커먼 연기가 도로를 덮치는 장면. AP뉴시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고온 현상이 미국의 폭염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환경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359개 지역에서 일 최고기온 기록이 세워졌다고 악시오스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역대 가장 더운 밤새 최고기온 기록도 709개가 나왔다. 지난 30일 동안 1403개의 새로운 일 최고기온 기록, 2856개의 가장 따뜻한 밤새 최고기온 기록이 나왔다.

이날도 이상고온이 미국 전역으로 퍼져 30곳에서 폭염주의보가 발표됐고, 역대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운 곳이 속출했다.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은 최고 기온이 37.8도까지 올라가 7월 24일 기온으로는 종전 최고 기록인 1933년 36.6도를 넘어섰다. 이날 예정된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도 다음 달 21일로 연기됐다. 미셸 우 보스턴 시장은 폭염 비상사태를 25일까지 추가 연장하고 시내 10여곳에 냉방 대피소를 운영하기로 했다.

뉴저지주 뉴어크는 이날 38.9도로 역대 최고기온 기록을 세웠다. 뉴어크는 5일 연속 37.8도를 넘어서며 1931년 관련 내용 작성을 시작한 이후 최장기록도 만들었다.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36.7도)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37.2도), 뉴햄프셔주 맨체스터(36.1도)도 종전 기록을 넘어선 가장 더운 날을 기록했다.

뉴욕시에서는 전날 온열 관련 질환으로 1명이 사망했다. 이날도 더위가 이어져 뉴욕시 트라이애슬론 대회는 사이클과 마라톤 부분 거리를 단축한 상태로 진행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체감기온 39.4도 이상의 ‘위험 수준’ 열파에 노출된 미국인이 모두 710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동부 연안과 캔자스 미주리 오클라호마 등 중서부 지방, 캘리포니아 남부 노스캐롤라이나 텍사스 테네시도 폭염 영향권에 놓였다.

캘리포니아주 요세미티 국립공원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은 계속 확산해 지난 22일보다 3배 이상 커졌다. 캘리포니아 산림청은 불길이 56㎢ 이상의 산림을 태워버렸다고 설명했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마리포사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화재가 발생한 인근 마을 주민 6000여명이 대피했다.

이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존 케리 미 대통령 기후특사는 이날 BBC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행정명령을 포함해 가용 가능한 모든 도구를 사용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유럽에선 폭염에 산불까지 발생해 비상이 걸렸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그리스에서는 큰 규모의 산불이 4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은 올해 유럽에서 51만7881㏊(5178.81㎢) 면적이 화재 피해를 보았다고 집계했다. 이는 지난 한 해 피해 47만359㏊(4735.9㎢)를 웃도는 규모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