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나침반이 된 성경말씀] 대학 진학·암 투병 인생 고비마다 ‘명약’으로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내가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사 41:10)

지금부터 62년 전 일이다. 내가 대전사범 3학년 때이니 참 아득한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일반고등학교 학생들은 입시공부에 한창이던 여름방학이 막 시작될 때였다. 나는 대학에 들어가서 좀 더 공부하고 훌륭한 시인이 되고 싶었으나 아버지께서 내가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가 되기를 희망하셨다. 하는 수 없이 사범학교에 입학했으나 초등학교 교사로 내 인생을 마감하기는 싫었다. 나는 잠을 못 이루며 고민하다가 교회 새벽 종소리를 듣고 나도 모르게 일어나서 교회로 향했다. 새벽의 교회는 으스름달밤같이 어두웠지만 나는 강대상 앞에 꿇어 엎드려 기도하기 시작했다.

얼마간 울며 기도했을 때 크고 부드러운 손이 내 어깨에 얹어진 느낌이 마치 예수님의 부드러운 손 같았다. 새벽기도를 일찍 나오신 목사님께서 나에게 손을 얹고 기도해 주신 말씀은 바로 이사야서 41장 10절 말씀이었다.

나는 이 말씀을 붙잡고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에 하나님 은혜로 입학할 수가 있었지만 실력이 모자라 도저히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입학하자마자 번역서를 읽어도 잘 이해가 안 되는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원서를 읽히는가 하면 윌리엄 포크너의 ‘음향과 분노’ 등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쓴 소설을 원서로 읽히니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었다. 그러나 도서관에서 살면서 나는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를 수백번 암송하며 그 말씀에 의지해 어려운 과정을 무난히 통과할 수 있었다.

어디 그뿐이랴. 살다 보면 위기를 맞게 되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내가 몸을 돌보지 않고 주중에는 대학강의와 방송, 주말에는 간증과 특강 등으로 쉴 틈 없이 보내고 밤에는 제때 자지도 않고 밤새워 글을 쓰며 시간을 쪼개서 살다 보니 몸을 혹사하게 됐다. 20여년을 쉼 없이 앞만 보고 달렸더니 몸이 반란을 일으켜 암에 걸렸을 때도 이 성구를 암송하면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며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지곤 했다. 이 성경 구절은 지금도 나에게는 만병통치와 같은 명약이며 안정제이다.

약력 △대전대 석좌교수 △한국기독교문화예술총연합회장 △대한노인회 고문 △국제펜한국본부 고문 △이대동창문인회장 △전 한국크리스천문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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