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어 ‘보르’는 우리말 구약성서에 구덩이(창 37:20, 출 21:33) 웅덩이(레 11:36, 삼상 13:6) 우물(신 6:11, 삼상 19:22) 샘(왕하 18:31)으로 번역됐습니다. 예레미야는 물 없는 웅덩이에 갇혔다 풀려나고(렘 38장) 에스겔은 죽은 자들의 세계에서 깊은 구덩이를 봅니다.(겔 32장) 구약에 67번 나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웅덩이는 또 다른 히브리어 ‘보르’입니다. 우물(삼하 23장), 웅덩이(렘 2:13)로 번역됐고 구약에 모두 4번 나옵니다.
영어 성경은 보르를 시스턴(cistern·웅덩이) 웰(well·우물) 피트(pit·구덩이)로 번역했습니다. 시스턴은 라틴어 치스타(궤, 상자)에서 유래한 치스테르나(빗물 받는 물통, 저수지)가 뿌리입니다.
“비록 신이라 할 수 없는 그런 신을 섬겨도, 한 번 섬긴 신을 다른 신으로 바꾸는 민족은 그리 흔하지 않다. 그런데도 내 백성은 그들의 영광을 전혀 쓸데 없는 것들과 바꾸어 버렸다. 하늘아, 이것을 보고, 너도 놀라고 떨다가, 새파랗게 질려 버려라. 나 주의 말이다. 참으로 나의 백성이 두 가지 악을 저질렀다. 하나는 생수의 근원인 나를 버린 것이고, 또 하나는 전혀 물이 고이지 않는, 물이 새는 웅덩이를 파서, 그것을 샘으로 삼은 것이다.”(렘 2:11~13, 새번역)
샘을 만든다며 물이 새는 웅덩이를 파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 자신을 다시 들여다봅니다.
박여라 영문에디터 ya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