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는 각 나라 한인교회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재미한인기독선교재단(KCMUSA)이 지난해 10월 조사한 결과 미국 한인교회는 2798개로 2019년 3514개에 비해 716개(미확인 58개 포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인교회들은 믿음 안에서 다양한 시도와 동포 간의 협력으로 예배 회복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만난 고현종(51) 디사이플교회 목사는 “코로나로 현장 예배가 막혔을 때 우리 교회는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려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영상을 만드는 것부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부교역자들과 연구한 끝에 점차 질 높은 영상을 제작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타의로 시작한 영상예배였지만 현재는 교회학교 채널인 ‘DCCDiscipleland’ 구독자가 7만5000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고 목사는 “코로나가 종결돼도 교회에 올 수 없는 성도나 교회를 알고 싶어 하는 비기독교인에게 온라인의 영향력은 클 것으로 보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한인교회 목회자들은 다시 현장예배로 돌아온 성도의 비율이 50~70% 정도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은 실내외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고 학교나 식당도 자유롭게 출입하는 등 코로나 불안감을 떨쳐내는 중이지만, 그에 비해 교회로 돌아오는 교인 수는 빠르게 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우영화(45) 치노 동부사랑의교회 목사는 현장 예배의 질을 높여 교인들이 자연스럽게 교회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밝혔다.
우 목사는 “교회 예배당에 LED 스크린을 설치하고 음향 시스템도 업그레이드하는 등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예배의 감동을 배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최근엔 찬양을 전담하는 목사를 청빙하기도 했다. 성도들이 한번 현장예배의 감격을 회복하면 꾸준히 출석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이후 한인교회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는 건 안타까운 부분이다. 영상예배를 만들 수 없는 작은 교회에 있던 성도들이 큰 교회로 옮겨가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또 한인타운 내 작은 교회들의 경우 세탁소 식당 일용직 등 코로나로 인한 타격이 큰 곳에서 일하거나 불법체류 상태인 성도가 많아서 헌금이 줄고 월세를 내지 못해 문을 닫는 경우도 많다.
김지훈(45) LA 동양선교교회 목사는 “얼마 전 만난 한인교회 목사님은 생활비가 없어 몇 달간 이발도 하지 못한 채 설교를 했다고 해 마음이 아팠다. 우리 교회도 영상장비가 없는 작은 교회 목회자들을 위해 설교 영상을 대신 찍어주고, 직장을 잃은 성도에게 일자리를 찾아주는 등 한인 커뮤니티를 위한 다한 지원 사업을 펼쳤다”며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며 공동체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고 있다. 서로 돕고 섬기는 데 익숙한 한인들이 함께 뭉쳐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어바인(미국)=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