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는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빅 이벤트로 꼽힌다. 대전과 여수에서 열렸던 ‘인정 엑스포’와 달리 부산이 도전하는 2030년 세계박람회는 ‘등록 엑스포’다. 규모가 훨씬 크고 개최 기간도 길다. 성사될 경우 61조원의 경제효과, 50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평창올림픽 경제효과(약 29조원)의 2배가 넘는 규모다. 엑스포 유치가 최우선 국정과제로 선정된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의 최대 경쟁국은 사우디아라비아로 1년 먼저 유치 활동에 뛰어들어 객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오일머니를 내세운 사우디가 갖지 못한 강점으로 부산이 내세운 게 바로 K팝을 대표하는 방탄소년단(BTS)이다. 부산시는 BTS가 투표권을 가진 회원국들의 부산 현지 실사 때 장소를 직접 안내하고, 경쟁 프레젠테이션에도 참여하기를 원한다. BTS의 인기에 기대 세계 팬들이 엑스포의 부산 개최를 열망하도록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엑스포 유치는 2023년 11월에 최종 결정된다. 부산시는 BTS가 홍보대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이들의 대체 복무를 대통령실에 건의한 상태다.
BTS는 다음 달 15일 8만여명이 모이는 대규모 무료 콘서트를 연다. 그룹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한 BTS의 완전체 모습을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 팬들의 관심이 잔뜩 쏠려있다. 콘서트 소식만으로도 세계에 부산 홍보를 톡톡히 하는 중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당초 발표된 부산 기장군 일광 특설무대는 바다에 면해 있어 출입구를 여러 개 확보하기 어렵다. 엄청난 인파가 한꺼번에 몰릴 경우 안전사고 위험이 크다. 진입로는 왕복 2차로에 불과해 교통대란이 불 보듯 뻔했다. 대중교통이 취약하고 편의시설 등 인프라도 부족하다. 인근 숙박료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누구보다 콘서트를 기다렸을 팬들의 우려가 컸다. 부산시가 2일 콘서트 장소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으로 변경했다. 잘 한 결정이다. 자칫 부산이라는 도시 이미지가 실추되는 역효과를 낼 뻔 했다.
한승주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