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여성들이 다양한 교회 사역을 맡아 활약하는 것에 비해 교회 내 리더십과 의사결정 과정에는 배제된 것으로 6일 나타났다. ‘출석하는 교회의 주요 의사결정은 남성들이 맡고 있다’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이 56.3%로 절반을 넘었고, ‘교회에서 여성이 할 일과 남성이 할 일은 구분돼 있다’는 질문에도 58.6%가 ‘그렇다’고 답했다.
교회내 여성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여성 목사와 장로 등 리더십을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교회 내 남녀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중복응답)으로 ‘남성 목사들의 인식 전환’(45.6%)이 가장 많았다. ‘남성 성도들의 인식 전환’(38.1%)과 ‘여성 안수(목사, 장로)를 해야 한다’(36.8%)가 뒤를 이었다. 여성 목사와 장로 안수에 대해 따로 찬반을 물은 질문에서도 찬성이 72.6%였다.
박유미 안양대 겸임교수는 “교회 각 분야에서 오랜 기간 헌신해 온 집사님과 권사님들의 의견이 결국 최종 의사결정에서 막히면서 의욕을 잃는 경우도 많다. 교회 내 여성 리더십이 강화될 수 있도록 더 많은 목사와 장로가 세워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교회 내 남녀평등에 대한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4년간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 2018년 한국교회탐구센터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한 설문과 비교했을 때 교회에서 남녀가 평등하다는 인식은 0.5% 포인트만 상승했다. 반면 학교는 2018년 40.4%에서 올해 15% 포인트 상승했고, 가정과 직장도 모두 나아졌다. 교회 내 남녀평등에 대한 인식 개선이 가장 더딘 셈이다.
그런데도 응답자들은 가정 직장 학교 교회 중 교회를 남녀가 가장 평등한 곳으로 꼽았다. 직장이 평등하다고 여기는 응답률은 21.5%로 가장 낮았고, 가정(30.6%) 학교(55.4%) 교회(57.7%) 순이었다. 김진양 목회데이터연구소 부대표는 “‘누구 엄마’로 불리던 여성들이 교회에서 집사나 권사의 직분을 얻고 이름이 불리며 은사에 맞는 역할을 하는 것에 응답자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결국 교회에서 여성들이 맡은 역할에 비해 권한은 크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