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교인 매일 747명꼴 줄어드는데… 목사는 3명 늘었다

한 교단의 지역 노회가 2016년 소속교단 목회자 후보생들의 목사 안수식을 진행하고 있다. 국민일보DB


국민일보가 보도한 ‘팬데믹에 흔들린 교회… 장로교단 성도 3년새 55만명 줄었다’(9월 22일자 29면)라는 제목의 기사가 준 충격은 컸습니다. 교인 25만명 수준의 중형 교단 2곳이 사라졌고, 매일 747명의 신자가 교회 울타리를 빠져나갔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주일이던 지난 25일, 이 기사를 인용해 설교한 목회자들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하나 같이 “한국교회의 현실이 이런데 남은 우리가 더욱 각성해야 꺼져 가는 불씨를 살릴 수 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합니다.

교세 감소의 책임을 코로나에만 돌릴 수는 없습니다. 코로나 사태 전부터 교인들은 교회를 등지기 시작했습니다. 교세 통계에 대한 정확성을 강조하는 예장통합 총회 자료를 보면 2014년 교인 281만여명을 기록한 뒤 2018년에는 255만4000여명으로 줄어든 걸 알 수 있습니다. 4년 만에 25만6000명이 감소했습니다. 2019년 8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17만명이 넘는 교인이 사라졌습니다.

교세 감소는 헌금과 봉사할 교인 등의 하락세와 맞물립니다. 결과적으로 사역 전체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놓이는 것이죠. 역설적이게도 이런 현실 속에서 목사 수는 꾸준히 늘었습니다. 국내 양대 교단인 예장합동·통합 총회 통계에 따르면 2020~2021년 사이 1064명이 목사 안수를 받았습니다. 수치상 1년 동안 매일 3명의 목사가 배출된 것입니다.

최근 들어 임지를 찾지 못하는 목사가 늘어나는 것도 이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교회를 개척한 뒤 ‘이중직 목회’를 선택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교세가 줄면 목사 수도 감소하는 게 상식 아닐까요.

교세 성장기에 정해진 신학대학원(신대원) 정원이 이런 문제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요지부동인 정원을 채우기 위해 성직자가 될 자질이 부족한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는 우려도 상당합니다. 신학교 정원을 줄이지 않으면 교세와 목사 수 사이의 불균형이 계속되면서 여러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도 커집니다.

최근 예장통합 총회는 교단 산하 7개 신학대학원 입학 정원을 3년 동안 해마다 4%씩, 모두 12% 감축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현재 683명인 신학대학원 전체 정원은 3년이 지난 뒤 560명으로 줄어듭니다. 이 교단은 2017년부터 3년 동안 이미 12%를 줄였습니다. 학생이 줄면 학교 운영이 어려워지지만, 목회자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뼈를 깎는 결단을 한 것이죠.

전국의 모든 신대원이 분골쇄신의 각오로 예장통합 교단과 같은 결단이 필요할 때입니다. 교세가 성장하던 때 정한 신대원 정원을 고수한다면 ‘자질이 부족한 목사’ ‘갈 곳 없는 목사’만 양산하게 됩니다. 이런 악순환은 교세 감소세를 부추길 수 있습니다. 고민할 때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결단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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