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독교인이 알고 있는 ‘로뎀나무.’ 많이 들어봤지만,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분들이 계셔서 그 의미를 되새기고자 합니다.
네이버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학명 : Retama raetam, 분류 : 콩과의 관목, 높이 2~3m, 바늘 모양 잎, 백색 꽃. 긴 타원형의 열매, 빗자루 재료로 사용된다. 팔레스타인 사막의 구릉이나 암석지대, 사해 부근에서 번성하고 그늘을 내며 크게 자란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로뎀나무는 낮에는 그늘, 밤에는 사막의 추위를 견디게 해주는 불쏘시개로 쓰이는 나무입니다. 이처럼 로뎀나무는 몸과 마음이 힘들 때 휴식을 주고, 절망적일 때 희망을 품게 합니다. 스스로 목숨을 던지려 하다가 위로를 받고 새 생명을 얻는 장소입니다.
성경의 로뎀나무와 엘리야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교훈이 되는 얘기입니다.
저는 최근 코로나19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심신이 지쳐 (지난해부터) 목회를 내려놓고 쉬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개척교회, 작은 교회의 실상을 더욱 뼈저리게 느끼는 3년을 지내면서 몸과 마음이 가라앉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휴식과 쉼, 위로 하면 떠오르는 게 바로 로뎀나무였습니다. 삶에 지치고 영적으로 피로한 모든 목회자와 성도들이 로뎀나무에 기대고 휴식하며, 까마귀를 통하여 먹이시는 주님의 위로가 넘치기를 소망합니다.
“또 아세라 상을 만들었으니 그는 그 이전의 이스라엘의 모든 왕보다 심히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를 노하시게 하였더라.”(왕상 16:33)
여호와 하나님은 이스라엘 왕 중 악명높고 우상숭배에 특심이었던 아합왕과 갈팡질팡하며 길을 못 찾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신앙을 깨우기 위해 선지자 엘리야를 통해 갈멜산 전투에서 바알과 아세라 우상을 쪼개고 그들의 제사장들과 무리를 물리치셨습니다.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보이시고 승리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제일 싫어하시는 행동이 바로 우상숭배입니다.
아합의 아내 이세벨의 살인 명령으로 엘리야는 브엘세바로 도망을 가다가, 광야로 들어가 로뎀나무 아래에 앉아 한탄하게 됩니다. 한때는 하나님의 큰 능력을 행했던 그였지만 이젠 차라리 자신의 생명을 거둬달라고 하나님께 구합니다. 큰 영적 전쟁을 치르느라 정신적·육체적으로도 많이 지쳤을 겁니다. 그래서 우린 연약한 인간인가 봅니다. 어느 순간에는 큰 힘을 발휘해 많은 일을 감당하는 듯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무것도 못 하겠다고 넘어지는 게 우리의 모습입니다. 엘리야가 느낀 죽음에 대한 공포는 어느 곳으로 발걸음을 떼지 못할 만큼 심했을 겁니다. 몸과 마음이 힘들 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살고 싶지도 않은 법입니다. 이게 바로 우울증입니다. 영적 우울증 역시 비슷한 증상을 동반합니다.
그럴 때마다 하나님은 엘리야에게 천사를 보내 위로하셨습니다. “로뎀나무 아래에 누워 자더니 천사가 그를 어루만지며 그에게 이르되 일어나서 먹으라 하는지라.”(왕상 19:5)
일어나 먹고 마신 엘리야는 힘을 얻어 사십 주야를 가서 하나님의 산, 호렙산에 이르게 됩니다. 제가 설교제목을 ‘로뎀나무’로 지은 이유 또한, 교회 공동체의 모든 분들이 힘들고 지쳤을 때 교회가 쉼을 주는 곳이 됐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나의 구원자 예수(로뎀나무)로 위로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립니다.
최광섭 평택 하늘정원교회 목사
◇하늘정원교회는 2009년에 설립해 올해로 13주년을 맞이한 기독교한국침례회 소속 교회입니다. 평택 미군부대 근처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웃 주민과 외국인을 섬기는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