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스텔라] 승리한 시트로엥, 로고 바꿨는데… 이 두 개의 로고, ‘표절’이랍니다



여기 2개의 로고가 있습니다. 왼쪽에 있는 건 시트로엥, 오른쪽에 있는 건 폴스타의 로고입니다. 이 2개를 비교해서 보여드린 이유는 최근까지 표절 논쟁이 있었기 때문인데, 어떤가요. 표절 같아 보이시나요?

시트로엥은 1919년 출범한 프랑스 자동차 기업입니다. 지금은 스텔란티스 그룹 산하에 있죠. 폴스타는 신생 전기차 기업입니다. 2020년 프랑스 시장 진출을 시도했지만, 시트로엥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폴스타의 로고가 우리 것을 닮았다’며 판매 금지 신청 소송을 제기한 것이죠. 시트로엥의 로고는 보시는 것처럼 ‘ㅅ(시옷)’ 2개를 위·아래로 겹쳐 놓은 모양입니다. 갈매기 모양의 계급장(셰브런)을 닮아서 ‘더블 셰브런’이라고도 합니다. 폴스타의 로고는 ‘ㅅ’ 2개를 45도 기울인 뒤 마주 보게 배치한 십자 모양입니다. 회사 이름인 북극성이 빛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합니다. 시트로엥의 고급 브랜드였다가 분리한 DS 오토모빌도 소송에 참여했습니다.

프랑스 법원은 2020년 6월 폴스타의 프랑스 판매를 금지합니다. 위조라고 볼 수는 없지만, 프랑스 브랜드의 명성을 손상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이후 프랑스 지역에서는 폴스타 홈페이지에 접속도 할 수 없게 됩니다. 시트로엥은 올해 초에 이런 조치를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 확대하려는 조치에 나섰습니다. 사실 저는 두 로고가 너무 달라 보여서 폴스타가 억울했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그런데 지난달 1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시트로엥과 폴스타, 화해의 갈매기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두 회사가 올여름에 불화의 길을 끝내기로 했다. 여름은 둘의 마음을 달랬고 마침내 전쟁터에서 ‘도끼’를 묻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합니다. 보도 이후 시트로엥은 “모든 법적 절차를 철회한 게 맞다”고 인정했죠. 업계에선 갑작스러운 결정에 별도의 이면 합의가 있었을 거란 얘기도 나오지만 확인된 건 없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지난달 27일 시트로엥이 새로운 로고를 공개했습니다. 이 모양은 중국 버스 제조업체 ‘골든 드래곤’의 로고와 비슷해 또 다른 소송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혹시 이것 때문에 폴스타와의 소송을 끝낸 거라고 생각한다면…, 과도한 의심이겠죠.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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