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가 불러온 ‘반도체 겨울’의 칼바람이 삼성전자를 강타했다. 올해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대만 TSMC에 반도체 기업 매출 세계 1위 자리를 내줄 위기에 처했다.
9일 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반도체 기업 매출 순위에 지각변동이 나타날 전망이다.
지난해 인텔을 누르고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에 올랐던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올해 3분기 잠정 매출이 76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기대치를 밑돈 ‘어닝 쇼크’였다. 반도체 부문 부진이 실적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6조원대로 2분기(9조9800억원)보다 30%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봤다. 원자잿값 상승에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위축에 직격타를 맞았다.
반면 TSMC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약 6130억 대만달러(약 27조3000억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8% 급증했다. 애플의 아이폰14 시리즈 출시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인텔은 아직 3분기 매출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약 22조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큰 이변이 없는 한 TSMC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사실상 올해 3분기 기준 반도체 매출 세계 1위에 오를 전망이다. 파운드리 전문 기업인 TSMC가 종합반도체기업인 삼성전자와 인텔의 매출을 앞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주요 국가들의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일부 전자 제품의 탄력적인 수요에 힘입어 높은 분기별 매출 실적을 냈다”며 TSMC만은 향후에도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