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이르시되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느니라 하시니.”(막 9:23)
경찰서장의 아들로 태어나 영화광이시던 아버지 무릎에 앉아 함께 영화를 봤던 기억이 난다. 아버지는 경찰관답게 서부영화를 좋아하셨는데 그런 영화들을 보면 꼭 공식이 있었다. 주인공이 나타나면 동네가 어수선하다. 주인공은 오해가 생겨 몇 번씩이나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아슬아슬하게 싸우지만 결국 이긴다는 것이다. 악당을 다 물리치고 예쁜 여자까지 만나 유유히 휘파람을 불며 떠난다. 영화 속 주인공이 위험에 처할 때마다 무섭다고 아버지께 매달리면 아버지는 늘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저 아저씨는 절대 죽지 않는다. 왜? 주인공이 죽으면 영화는 끝이니까.”
그래서인지 어린 시절부터 나는 주인공으로 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군을 제대하자마자 많이 봤던 영화의 경험을 살려 28세 나이에 감독 메가폰을 잡고 ‘우리들 세계’, 장미희 주연의 ‘갯마을’, ‘산딸기’ 시리즈, 최자실 목사님의 일대기 ‘나는 할렐루야 아줌마였다’ 등 40여편의 영화를 감독했다.
이후 욕심이 잉태돼 12편의 영화를 제작하고 30편의 외화를 수입하는 등 화려하게 세상을 활개 치다가, 수입한 외화 개봉 당일, 20년 만의 홍수로 파산하고 말았다. 곤두박질이었다. 그 일로 충격을 받아 뇌신경 마비 등 고난이 폭풍처럼 닥쳤다. 하지만 절망의 순간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섭리하시는 새로운 전환점이었다. 그동안 바쁘다고 외면한 주님, 첫사랑의 주인을 다시 만나는 축복과 은혜의 계기가 됐다.
다시 만난 나는 주님을 위해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 색소폰을 배우기로 했다.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희아 이야기를 듣고 용기를 냈다.
그래서 성경을 이야기한다.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느니라.” 그렇다. 환경 탓으로 돌리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 주님은 아신다. 내가 얼마나 주님을 사모하고 있는지를. 희아에게 도전받아 열심히 색소폰을 연습하고 있는지를. 현재 대한노인회 홍보대사로, 시립 동대문실버케어센터에서 일하며 어르신들을 섬기고 있다. 전국투어 간증집회 강사로도 나가며 주님의 함께하심을 증거하고 있다. 멋진 색소폰 연주 콘서트도 준비하고 있다.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약력 △1974년 ‘이름 모를 소녀’ 영화감독 데뷔 △‘금욕’ ‘우리들 세계’ ‘갯마을’ ‘나는 할렐루야 아줌마였다’ 등 영화 40여편 감독 △경기 양주시 베리어프리영화제 심사위원장 △대한노인회 홍보대사 △시립 동대문실버케어센터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