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월드

시진핑 “당 중앙의 집중 통일 영도” 1인체제 더욱 강화 시사

사진=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6일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개막식 연설에서 집권 10년의 성과를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자신이 총서기에 오른 2012년 18차 당 대회 이후 중국 공산당이 창당 100주년을 맞았고 중국 특색 사회주의가 새로운 시대에 진입했으며 첫 번째 100년 투쟁 목표인 전면적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를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업무 보고는 1시간45분가량 진행됐다. 18차 당 대회 당시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업무 보고(1시간40분) 시간과 비슷했고 이례적으로 길었던 2017년 19차 당 대회 때 시 주석의 3시간30분 연설에 비하면 절반으로 줄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시 주석의 업무 보고는 중국 정부와 관영 매체가 3연임을 정당화하기 위해 강조한 내용을 반복하는 수준이었다”며 “집권 2기 정책 방향이 3기에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9차 당 대회 때 이미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 당장(당헌)에 명기되는 등 대관식을 치러 당 내부적으로 새롭게 설명하고 설득할 내용이 없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란 표현은 19차 때 69차례 언급됐지만 이번엔 28차례 등장했다.

시 주석은 이날 “당 중앙의 집중 통일 영도를 견지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임 장쩌민, 후진타오 시기 굳어진 집단지도체제는 완전히 사라지고 시진핑 1인 체제가 강화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대만 통일 의지를 강조한 발언 역시 지난 8월 중국 국무원이 발간한 대만 백서에 포함된 내용이다. 다만 자신의 3연임을 확정하는 공식 행사에서 “무력 사용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못 박은 것은 대만 통일을 집권 3기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AP통신은 이날 업무보고에 대해 “미국과의 긴장을 고조시켜온 대외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을 공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로이터통신은 시 주석이 안전이나 안보라는 표현을 73차례 썼다는 데 주목하며 “대만 독립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말했을 때 가장 큰 박수가 터져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잦은 봉쇄와 부동산 시장 위기, 글로벌 악재 등으로 중국 경제가 가라앉고 있지만 시 주석의 권력은 약해지지 않은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자신의 경제 어젠다인 공동부유를 강조하면서 동시에 개혁개방을 견지하고 민영 경제를 흔들림 없이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방역 정책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경기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분배에 방점을 둔 공동부유를 과하게 내세우지 않고 경제 정책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의미다.

대외 정책과 관련해선 인류운명공동체 건설과 패권주의 반대, 개발도상국과의 협력 강화라는 세 가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 위협으로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선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