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하는 당 대회를 두고 해외로 망명한 중국 엘리트들이 “중국을 역행하게 하고 권위주의를 강화했다”며 일제히 비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중국 당국의 탄압을 피해 해외로 망명한 중국 엘리트들이 시 주석을 비판한 내용을 소개했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차이샤 전 중국 중앙당학교 교수는 “중국이 테러와 이데올로기로 통치하는 전체주의 국가로 가고 있다. 후퇴의 시대”라고 말했다. 그는 공산당 핵심 간부 집안 출신으로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공산당 간부 1000여명을 교육한 중국 내 손꼽히는 이론가다. 그러나 2016년 시 주석을 비판한 뒤 당에서 제명됐다.
중국 최고 경제학자 상을 받은 쉬첸강은 “전체주의는 당신의 것을 빼앗는 게 아니라 당신에게 특정한 것만 하도록 강요한다는 점에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홍콩 거주 중인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 탄압 사건 이후 연구의 자유가 제한되자 런던으로 이사했다. 지금은 미국에 체류하며 중국 전체주의에 대한 책을 저술 중이다.
NYT는 “온라인 채팅방에서 중국이 최근 ‘서쪽의 북한’으로 불리고 있다”며 “베이징은 중국인이 온라인에서 볼 수 있는 정보와 말할 수 있는 정보를 거의 절대적으로 통제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시 주석을 비판하는 현수막 시위 관련 게시물을 올린 SNS ‘위챗’ 이용자 수백명의 계정이 차단됐다. AFP통신은 이날 “지난 13일 베이징의 한 고가도로에서 펼쳐진 시위와 관련한 게시물을 위챗에 올린 누리꾼 수백명의 계정이 차단됐고 그중 일부는 영구 폐쇄됐다”고 전했다.
현수막에는 ‘봉쇄 말고 자유가 필요하다. 영수 말고 선거권을 요구한다’ ‘독재자와 나라의 도적인 시진핑을 파면하자’ 등 중국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과 시 주석을 비판하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중국 당국은 즉각 현수막을 떼어내고 현장 경비를 강화했다.
온라인에서는 ‘베이징 현수막’ ‘나는 봤다’ 등 당시 사건과 관련한 모든 키워드를 검열하고 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