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발전소 집중 공격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우크라이나가 전국적인 순환 단전에 돌입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국가 발전 용량의 40%를 잃은 상태”라며 국민에게 “휴대전화, 보조배터리, 랜턴 등 충전할 수 있는 모든 걸 충전하라”고 요청했다.
CNN 등 외신은 우크라이나 에너지부가 19일(현지시간) 전력시설 손상으로 인해 긴급 단전 또는 계획 단전을 시행할 수밖에 없다고 발표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올렉산드로 하르셴코 에너지부 장관 고문은 국영TV를 통해 발표된 성명에서 “불행히도 새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발전 시설과 용량의 40%가 심각하게 손상됐다”면서 “복구와 수리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기적은 어느 정도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르셴코 고문은 “이에 따라 우리는 전력망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오늘과 내일 긴급 단전뿐 아니라 (앞으로도) 계획 단전을 예상해야 한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국영 전력회사 우크레네르고도 러시아의 미사일 및 드론 공격 여파로 전력 소비를 제한할 수밖에 없다고 발표했다.
우크레네르고는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전력 사용 제한이 적용될 수 있다”며 “정전은 교대로 진행되고 지속 시간은 지역 배전 회사에서 결정하겠지만 4시간보다 길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BBC는 “우크레네르고가 모든 국민에게 ‘휴대전화 보조배터리 랜턴 노트북컴퓨터 등 충전할 수 있는 모든 기기를 단전 실시 전에 충전하라’고 요청했다”면서 “물을 비축하고 양말 담요 등을 비축할 것도 주문했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에 정전사태 비상대책 회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스템이 붕괴하는 걸 막는 데 필요한 조치를 논의했다”는 글을 올렸다.
한편 러시아는 19일에도 순항 미사일과 자폭용 드론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발전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중부지역 드니프로페트로우스, 서부 빈니차와 이바노-프란키우스크 등지의 발전소 3곳이 러시아 공격으로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남·동부 전선에서 잇따라 우크라이나군 공세에 밀리고 크림대교 공격을 받자 지난 10일부터 보복 공격에 나서 우크라이나 전력망과 에너지 물 공급시설 등을 집중적으로 타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응급 서비스국에 따르면 이 같은 러시아 공격으로 4000여개 도시와 마을에서 정전이 일어났고 1162곳은 아직도 전력이 공급되지 않고 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