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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트러스 英 총리 사임

AFP연합뉴스


리즈 트러스(사진) 영국 총리가 취임 44일만에 사임을 발표했다. 트러스 총리는 20일 오후 1시30분(현지시간) 런던 다우닝10번가 총리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찰스3세 국왕에게 사임한다고 밝혔다”고 말했다고 BBC와 뉴욕타임스(NYT)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트러스 총리는 회견에서 “취임 당시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선거 공약을 더 이상 지킬 수 없어서 물러난다”면서 “다음주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 총리직에 머물겠다”고 했다.

지난 9월 6일 취임한 트러스 총리는 영국 역사상 최단명 총리라는 쓰라린 기록을 남기게 됐다. 트러스 총리는 보수당의 상징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추앙하며 ‘철의 여인’을 꿈꿨으나 대규모 감세정책에 따른 금융시장 대혼란으로 결정타를 맞은 뒤 ‘좀비 총리’로 불릴 만틈 지도력이 훼손됐다.

최근 며칠간 당내에서 공공연히 사임 요구가 제기되는가 하면 각료 중에서도 이탈자가 나오는 등 총체적 위기에 몰려 트러스 총리의 사임은 시간문제로 여겨졌다. 트러스 총리의 사임은 새로 임명된 제레미 헌트 재무장관이 그가 계획한 최고소득세율 폐지를 포함한 대규모 감세안을 철회한뒤 수엘라 브레이버먼 내무장관의 사임, 집권 보수당 내 강한 반발기류로 더이상 총리직 수행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NYT는 “단기간에 몰락한 트러스 총리의 실패로 보수당은 보리스 존슨 전 총리의 사임에 이어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받게 됐다”면서 “차기 총선에서도 야당인 노동당에 정권을 내줄수도 있다”고 평했다. 트러스 총리의 사임 발표는 그레이엄 브래디 보수당 평의원 대표를 만난지 몇 분만에 나왔다. 브래디 평의원 대표는 보수당내 총리 선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왔던 ‘1922 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인물이다.

트러스 총리는 전날 자신의 정치적 동지였던 수엘라 브레이버만 내무장관이 돌연 사임하면서 벼랑끝에 내몰렸다. 브레이버만 장관이 자리를 내놓으면서 보수당 전체에 트러스 총리에 대한 불신임 분위기가 극대화됐다는 것이다.

브레이버만 장관은 사직서에서 그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며 “우리가 실수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고, 실수한 것을 모두가 보지 못하는 것처럼 행동하며, 마법처럼 일이 잘 풀리길 바라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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