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집권 3기 중국을 이끌 최고 지도부가 23일 출범했다. 중국 공산당 권력의 정점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전부 시진핑 국가주석의 측근들로 채워져 견제 세력이 없는 명실상부한 1인 독주 시대가 열렸다.
중국 공산당은 이날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20기 1중전회)를 열어 정치국 상무위원 7명과 이들을 포함한 정치국원 24명을 선출했다. 시 주석은 당 총서기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출되며 3연임을 공식화했다. 상무위원에 유임된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와 자오러지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외에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 차이치 베이징시 당서기,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 리시 광둥성 당서기가 발탁됐다. 상무위원에 새로 진입한 4명 모두 시 주석 사단인 ‘시자쥔(習家軍)’ 출신이다. 형식적으로 상무위원 7인의 집단지도체제이지만 실질적으로 시 주석이 모든 권력을 독점하고 정책 결정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진핑 3기 정치국 상무위원들은 이날 낮 12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등장하며 첫선을 보였다. 시 주석은 선두로 입장해 리창,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 순으로 호명했다. 시 주석은 “당과 모든 민족이 함께 노력한 결과 첫 번째 100년 분투 목표인 샤오캉(小康·모두가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를 달성했고 이제 중국식 현대화의 전면적 추진이라는 두 번째 100년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우리는 끊임없이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새로운 장을 열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해 분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2017년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았다. 세 번째 임기가 끝나는 2027년 이후의 후계 구도는 예측불허가 됐다. 그가 3연임을 넘어 종신 집권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시 주석은 1중전회 전 열린 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집중통일영도를 강조했고 당 대회를 계기로 ‘인민영수’로 칭호도 널리 퍼졌다.
시 주석 견제 세력이었던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은 지도부에 한 명도 남지 않았다. 시진핑 2기 최고 지도부를 구성했던 리커창 총리와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은 상무위원에서 제외됐다. 공청단의 차기 주자이자 후진타오 전 주석이 후계자로 낙점했던 후춘화 부총리는 상무위원은 물론이고 정치국원에도 들지 못했다. 태자당(혁명원로 자제 그룹)과 상하이방(상하이 출신 정치 실세)도 전멸해 계파 간 균형과 견제는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주요 외신은 절대 권력을 쥔 시 주석이 내부적으로 반대 의견을 더욱 철저히 통제하고 대외적으로는 서방과 대립을 계속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