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3기 최고지도부 인선 결과 후진타오(79) 전 국가주석을 배출한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이 모두 퇴출당했다. 정치국 상무위원 인선에 적용됐던 ‘7상8하’(67세는 유임, 68세는 은퇴) 규칙이 깨진 것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중국 최고지도부 인선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후춘화(59) 부총리의 상무위원 진입 실패다. 공청단 출신의 후 부총리는 후진타오 전 주석이 격대지정 원칙에 따라 후계자로 지정한 인물이다. 한때 ‘리틀 후’ ‘차세대 지도자’로 불렸지만 이번 인선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7명 진출에 실패한 것은 물론 중앙위원회의 정치국 위원 24명에도 뽑히지 못했다. 20기 중앙위원회 위원 205명에만 이름을 올렸다.
같은 공청단 출신인 리커창(67) 중국 총리와 왕양(67)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은 아예 중앙위원회 205명에도 들지 못했다. 견제 세력을 남겨두지 않으려는 시 주석의 조치로 해석된다. 이로써 후 전 주석이 수장으로 있는 공청단은 중앙 정치에서 완전히 힘을 잃게 됐다.
후 전 주석이 전날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폐막식 도중 갑자기 퇴장한 일도 여러 말을 낳고 있다. 후 전 주석은 행사 도중 수행원으로 보이는 남성과 대화를 끝낸 후 부축을 받으며 자리를 떴다. 그는 시 주석과 잠시 대화를 나눈 뒤 리 총리의 어깨를 토닥이며 짧게 말을 건넸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건강상 이유로 퇴장했다”고 밝혔으나 외신들은 그가 인선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중국 웨이보 등 SNS에서는 후 전 주석의 퇴장과 관련한 게시물과 댓글이 완전히 삭제됐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비공식 은퇴 관례인 ‘7상8하’도 깨졌다. 69세인 시 주석 본인이 유임했으며 리 총리와 왕 주석은 68세가 되지 않았음에도 퇴출됐다. 시 주석의 ‘의형제’로 알려진 장여우샤(72)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은 관례를 깨고 중앙위원회 명단에 포함됐다. 왕이(69)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중앙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해 외교라인 최고위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