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세계 최강 군용 드론으로 꼽히는 MQ-9 ‘리퍼’를 일본에 배치하고 공식 작전에 들어갔다고 공개했다. 북한의 7차 핵실험 임박, 중국의 대만 압박 등 동북아 안보 긴장이 높아지자 대응을 본격화한 것이다.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는 26일(현지시간) 일본 서남쪽 가고시마현에 있는 해상자위대 가노야 항공기지에서 지난 23일 미군 319원정정찰대대(ERS) 재출범식을 갖고 임무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ERS는 1942년 뉴욕주 미첼 필드에서 전투비행대대로 출범했다. 이후 해체 및 재가동, 임무 변경을 여러 차례 겪었고 이번에 45년 만에 MQ-9 리퍼를 운용하는 부대로 다시 태어났다. 미군은 ERS에 1년간 MQ-9 리퍼 8대를 배치하고 조작·정비 등 병력 150명을 편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MQ-9 리퍼가 인도·태평양 지역에 배치되는 건 처음이다.
MQ-9 리퍼는 공격과 정찰, 정보수집을 모두 수행할 수 있어 ‘하늘의 암살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미군은 2018년 이슬람국가(IS) 수장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2020년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제거할 때 이 무기를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MQ-9 리퍼는 무게 4.7t, 최대 시속 약 480㎞, 항속거리 약 5900㎞, 최대상승고도 15㎞로 알려졌다. 최대 14시간 비행이 가능하고 광범위한 탐지가 가능한 센서, 정밀타격이 가능한 무장 장착능력도 갖췄다.
미군은 “새로운 안보 상황에 대한 공동대응을 강화하는 데 MQ-9 리퍼를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RS 부대 재가동은 북한의 7차 핵실험 임박 등 역내 안보 상황 변화에 대응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의미다.
미국은 북한의 도발 고조에 대한 경고도 계속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한다면 지역과 국제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글로벌 비확산 체제와 그 노력을 훼손할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말하진 않겠지만 우리에겐 북한에 책임을 묻는 가용한 많은 도구가 있다”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할 준비가 돼 있음을 분명히 했지만 북한은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았고, 잠재적 핵실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엔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과 협력에 북한에 대한 적절한 압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