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을 앞두고 발생한 이태원 참사에 세계 각국의 정상이 애도를 표하고 지원을 약속했다. 주요 외신은 참사를 긴급 뉴스로 타전한 뒤 홈페이지에 속보 창을 편성하고 관련 소식을 시시각각으로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서울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우리는 한국인들과 함께 슬퍼하고, 부상당한 모든 분의 빠른 쾌유를 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 간의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차고 중요하며, 양국 국민 간의 유대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며 “미국은 이 비극적인 시기에 한국과 함께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0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위로 전문을 보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시 주석은 전문에서 “중국 정부와 인민을 대표해 희생자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과 부상자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고로 중국 국민 여러 명이 불행히도 죽거나 다쳤다. 한국 측이 응급 처치와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일본 정부와 국민을 대표해 희생되신 분들과 유족에게 마음으로부터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이렇게 곤란할 때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 연대의 뜻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윤 대통령에게 조전을 보냈다고 타스·스푸트니크 통신이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희생자 유족과 친구들에 진심 어린 위로와 지지를, 다친 이들에게는 조속한 쾌유에 대한 기원을 전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애도 메시지를 냈다.
주요 외신은 서울에 취재진을 대거 투입해 참사를 상세히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CNN, BBC 등은 속보 창을 편성하고 당국의 발표, 목격자 증언, 실종자 사연, 전문가 분석 등을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WP는 “코로나19 팬데믹 제한이 풀린 첫 번째 핼러윈 파티였다. 억눌린 흥분이 풀렸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영업시간 제한이나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등 규제가 상당수 해제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AP통신은 “고등학생 304명이 사망한 세월호 사건 이후 가장 큰 참사”라며 “정부 당국자들이 공공 안전기준을 개선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 비판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NYT도 “한국의 최근 역사상 평화기에 발생한 가장 치명적 사고 중 하나”라며 “장기간 홍보됐던 행사였던 까닭에 인파 관리와 계획 등과 관련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 이용자들은 관련 소식을 공유하고 애도를 표했다. 많은 이용자들이 ‘PRAY FOR ITAEWON’(이태원 희생자를 애도합니다) 문구가 적힌 사진을 SNS에 올렸다. 지난 1일 축구장 압사 사고로 130여명이 숨진 인도네시아의 네티즌들도 SNS로 공감과 애도의 뜻을 전했다. 재외 동포들도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 애넌데일에 거주하는 신모(48)씨는 “너무 충격적이다. 이곳에서도 종일 참사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