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는 ‘한국교회 세상 속으로’를 주제로 1부 ‘교회 세상 속으로’, 2부 ‘교회 청년 속으로’를 보도한 데 이어, 3부 ‘교회 말씀 속으로’를 연말까지 보도한다. 한국교회가 말씀 위에 바로 서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지상 좌담을 마련했다. 참여자들은 하나님의 몸된 교회는 서로 사랑하고 그 사랑을 밖으로 흘려보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일보는 1일 주요 목회자와 교수, 성도에게 각각 질문한 뒤 답을 받아 좌담 형식으로 정리했다.
<참여자>
홍문수 목사 신반포교회
조성돈 교수 실천신대
이정나 목사 예배하는교회
김광남 권사 예인교회
홍문수 목사 신반포교회
조성돈 교수 실천신대
이정나 목사 예배하는교회
김광남 권사 예인교회
-지난 주말 이태원에서 청년 150여명이 숨지는 참사가 있었다.
△홍문수 목사=목회자로서 청년 선교에 대한 깊은 반성을 했다. 인생이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긴급성을 갖고 복음을 전해야겠다는 마음이다. 청년들이 교회에 대해 갖는 반감이나 오해 등을 불식시키기 위해 교회의 본질 회복, 대사회적 영적·도덕적 리더십 회복이 절실하다.
-엔데믹 시대에 어떤 교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조성돈 교수=팬데믹은 상상만 하던 온라인을 전적으로 경험하게 했다. 교회라는 고정된 이미지를 내려놓고 열린 자세로 새로운 교회를 맞아야 한다. 정해진 시간, 우리 예배당에 모이는 신자만 교인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걸 포함하되 더 넓은 교회를 꿈꿔야 한다. 지역 사회의 교회, 우리 모두의 교회여야 한다.
△홍 목사=세상 속에서 교회의 본질적 가치는 도덕성, 공공성(公共性), 공교회성(公敎會性)이다. 교회는 고립된 섬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으로서 공공성을 띠고 있다. 섬김과 기여가 필수적이다. 또 코로나로 교회 양극화가 심각해졌다. 교회가 한 몸이란 공교회성을 절감하고 교단이나 큰 교회들이 작은 교회를 적극 도와야 한다.
△이정나 목사=코로나로 예배 형식에 대해 유연해졌다. 또 팬데믹이라는 재난 속에서 공동체가 함께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했다. 복음을 전하는 이들의 모임 공동체가 교회다. 하나님 안에서 우린 하나다. 나는 마이크로처치 목사로서 큰 교회와 작은 교회가 어우러졌으면 좋겠다.
-결국 교회는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홍 목사=올해 우리 교회 표어는 ‘우리가 여호와께로 돌아가자’다. 이스라엘 민족이 출애굽과 가나안 입성의 감격을 상실하고 바알을 숭배했을 때 위기감을 느꼈던 호세아 선지자의 처절한 외침이 “우리가 여호와께로 돌아가자”였다. 이 말씀을 오늘 나와 우리의 이야기로 받아들여야 한다. 한국교회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너무 멀리 갔다. 부자병(affluenza)에 빠진 한국과 한국교회가 닮은꼴이란 말을 부정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김광남 권사=하나님의 경륜을 신뢰하면서 예수님을 잘 따르는 겸손한 그리스도인이 됐으면 좋겠다. 하나님은 이 세상 어디에나 계신 주권자다. 우리가 있는 자리, 우리가 하는 일이 특별하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역사 발전 과정을 보면 하나님의 편만한 사랑이 확장돼 온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교회의 본질적 목적은 무엇인가.
△홍 목사=성경 속 예루살렘교회와 안디옥교회에서 찾을 수 있다. 예루살렘교회는 신약 최초의 교회로 모든 교회의 모판이다. 예배 교육 구제 증거 교제 등을 추구했다. 그 결과 세상에서 칭송을 받았고 성장할 수 있었다. 한 가지 잘못은 선교를 소홀히 했던 거다. 이를 극복한 교회가 바로 안디옥교회다.
△이 목사=내가 담임하는 수원 영통구 예배하는교회는 10명 안팎의 성도가 예배하는 마이크로처치다. 우리 교회는 처음부터 힘들고 아프신 분들이 모여 시작됐기에 서로 돕고 기도하면서 지금까지 왔다. 나는 서로 돌보고 사랑하는 것이 교회 공동체의 내적 본질이며, 이 사랑을 흘려보내는 것이 외적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김 권사=내가 몸담은 예인교회를 소개하는 책 ‘교회 민주주의’를 썼다. 이 책에서 이 땅의 교회는 세상을 위한 교회가 돼야 한다고 했다. 본회퍼는 ‘교회를 타자를 위할 때만 교회’라고 했다. 교회는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는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조 교수=교회가 형식을 내려놓고 복음과 본질을 붙들어야 한다. 예수를 어떻게 믿느냐보다 어떤 삶을 사는지가 중요하다. 또 한국교회가 살아야 우리 교회도 살 수 있다. 한국교회 생태계가 건강하도록 각 지역 교회가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모델이 되는 교회가 있는가.
△조 교수=코로나 기간 중 늘어난 공유교회는 좋은 모델이다.
△김 권사=예인교회가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완벽하진 않지만 서로를 존중하고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교회는 담임목사 평가투표를 실시하고 교회 주요 결정을 하는 운영위원회 위원 7인을 선출해 임기제로 운영하고 있다.
-교회는 헌금을 어떻게 써야 하나.
△홍 목사=교회의 헌금은 성도들이 신앙고백과 헌신의 표시로 하나님께 올려드린 성물(聖物)이다. 교회의 리더십은 하나님으로부터 위임받은 책임으로 이 성물을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대내적으로는 검소와 절제, 대외적으로는 섬김과 베풂의 덕목을 실현해야 한다.
△조 교수=교인들은 자신의 헌금이 명확히 보이는 곳에 사용되길 바란다. 예를 들어 “A도시의 노후 주택 10곳을 보수했고 예산 ○○○만원을 사용했다”고 해야 한다. 이렇게 투명하게 헌금을 집행해야 교인들이 보람을 느낀다.
△김 권사=우리 교회는 출석 성도가 200여명이다. 헌금이 많지는 않지만 대부분 나눔 선교 협력 사역에 흘려보낸다. 칼뱅이 십계명을 해설할 때 맨 앞에 이스라엘 민족을 애굽에서 건져낸 여호와를 언급한다. 우리는 구원 받은 그 은혜, 그 사랑을 교회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목사=코로나 기간 가나안 성도들을 가장 많이 흡수한 공동체는 소그룹 형식의 마이크로처치였다. 한국교회 생태계에서 보면 중대형교회와 소형교회는 상호보완적일 수 있다. 하나님 안에서 온 세상을 향해 복음을 전할 때 서로 동역할 수 있는 길을 찾으면 좋겠다.
정리=강주화 장창일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