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모(41)씨는 네이버 앱을 통해 주민등록등본이나 예방접종 증명서 등 전자 증명서를 발급받는다. 코로나19 백신 정보나 해외 직구 물품의 통관내역, 재산세 고지서 등 정부 전자문서도 네이버 앱에서 확인하고, 필요하면 바로 세금을 낸다.
각 정부 사이트에서 서로 다른 보안프로그램을 깔아가며 악전고투하던 과거와는 상황이 180도 변했다. 이씨는 6일 “어느 순간부터 알림이 오기에 찾아보니 네이버에서 웬만한 전자 서류는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게 됐다”며 “일일이 정부 기관 사이트를 찾아다니거나 무더기로 앱을 깔지 않아도 돼 무척 편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민간 사이트나 앱에서 처리할 수 있는 정부 서비스가 늘어나는 건 디지털플랫폼 정부를 표방한 행정안전부가 민간과의 협력을 대폭 강화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네이버와 카카오톡, 토스 등 인기 민간 플랫폼에 다양한 디지털서비스를 개방해 국민이 직접 쓰기 편한 사이트를 골라 쓸 수 있다.
정부 서비스 혁신의 핵심은 ‘마이 인공지능(AI)서비스’다. 자신이 받을 수 있는 복지제도·서비스를 미처 몰라서 받지 못했던 ‘신청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제도다. 현재는 국민비서를 통해 27종의 알림서비스를 민간 앱 등을 통해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서비스를 안내하는 데 그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필요한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공하고, 단순 알림이 아닌 서비스 전 과정을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모바일 신분증을 기반으로 전자증명서·공공마이데이터 및 각종 고지·알람과 복지혜택 등 정부의 맞춤형 서비스를 통합해 받을 수 있는 디지털 지갑 ‘지갑 24’서비스도 도입한다.
각 정부 사이트에 흩어진 서비스를 한 곳으로 모아 제공하는 ‘원사이트 토털서비스’도 구축한다. ‘정부24’의 경우 현재 8만여 개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여전히 연계되지 않는 서비스가 많다. 이를 모두 연결해 제공하고, 민간 사이트에서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일례로 부동산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하려면 기관 3곳을 방문하고 웹사이트 9곳에서 17종의 서류를 발급받아야 한다. 그러나 원사이트 토탈 서비스가 도입되면 정부24 또는 네이버·카카오톡 같은 민간사이트에서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게 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앞으로 자신이 원하는 사이트에서 맞춤형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정부는 부처 간 칸막이를 걷어내고, 기업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