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 꿈의교회(김학중 목사)에는 이색적인 공간이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통유리 너머로 33㎡(약 10평) 크기의 아담한 공간을 만날 수 있는데, 주일이면 이곳은 반려견의 천국으로 변한다. 성도들은 여기에 반려견을 맡긴 뒤 예배당으로 향하고 반려견은 봉사자들과 교회 주변을 산책하면서 예배가 끝나기를 기다린다.
꿈의교회가 성도들에게 제공하는 이 서비스는 ‘드림펫’이다. 최근 꿈의교회에서 만난 서기선(30) 드림펫 팀장은 “교회가 생명을 사랑하는 공동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일이 드림펫 사역”이라며 “다른 교회에서도 이런 사역을 벌인다면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시선도 좀 더 나아질 듯하다”고 말했다.
드림펫 사역의 시작은 지난해 4월부터였다. 김학중 목사는 그즈음 한 성도가 반려견이 아파 교회에 오지 못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 사역을 구상했다. 그는 반려동물 간식 업체를 운영하는 서 팀장에게 드림펫 사역을 이끌어 달라고 주문했다.
곧바로 교회 마당 한쪽에 울타리가 쳐진 반려견 놀이터가 만들어졌고, 반려견과 함께 교회를 찾은 이들은 이곳에 반려견을 맡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해 늦가을쯤이 되자 문제가 생겼다. 추운 날씨 탓에 실외에서 반려견을 돌보는 게 힘들어졌다. 실내 놀이터를 마련해야 했고, 결국 이 사역은 올여름이 돼서야 재개될 수 있었다. 봉사자들은 주일이면 각각 오전 10시, 정오에 시작하는 예배 참석자를 대상으로 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매주 봉사자 9명의 보살핌을 받는 강아지는 총 10마리 정도다.
그런데 주일에 굳이 교회에 반려견을 데려와야 할까. 이런 질문을 했을 때 서 팀장이 내놓은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혼자 놔두면 계속 짖는 개들이 많아요. 그런 개들 때문에 불편해하는 이웃도 많고 때론 경찰에 신고하기도 해요. 반려견 탓에 예배에 참석할 수 없는 사람이 생길 수밖에 없는 거죠.”
꿈의교회는 드림펫 사역 외에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어서다. KB금융지주가 지난해 내놓은 ‘2021년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국내 인구의 약 30%인 1448만명에 달한다.
김 목사는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반려견 자체가 아니라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라며 “이들을 위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지역 축제를 열거나 ‘반려견 데이’ 등을 만드는 것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안산=글·사진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