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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세계 최초 8세대 V낸드 양산… 기술 이어 원가도‘초격차’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236단 8세대 낸드플래시(사진)를 내놓았다. ‘초격차 기술’을 발판으로 삼아 원가경쟁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려 반도체 혹한기를 이겨낸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 용량인 1테라비트(Tb) 8세대 V낸드 양산에 들어갔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7세대 V낸드 양산에 이어 1년 만에 8세대까지 돌파했다. 이 제품은 업계 최고 수준의 비트 밀도(Bit Density, 단위 면적당 저장되는 비트 수)를 구현한 고용량 제품이다. 웨이퍼당 비트 집적도가 이전 세대 보다 크게 향상됐다.

이번에 내놓은 제품은 낸드플래시를 쌓아올린 적층 수가 236단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7세대 V낸드는 176단이었다. 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 적층 수를 밝히지 않았다. ‘숫자’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경쟁업체와 높이쌓기 경쟁을 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게 달갑지 않다는 속마음도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마이크론은 지난 7월에 232단 낸드플래시 양산을 발표했고, SK하이닉스는 내년에 238단 낸드플래시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4년에 9세대 V낸드를 양산하고, 2030년까지 1000단 V낸드를 개발하는 등 기술 경쟁에서 앞서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 허성회 부사장은 “V낸드의 단수가 높아짐에 따라 3차원 스케일링 기술로 셀의 평면적과 높이를 모두 낮추고, 셀의 체적을 줄이면서 생기는 간섭현상을 제어하는 기반 기술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에서 원가경쟁력이 기술력만큼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지난달 27일에 있은 3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한진만 부사장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원가경쟁력 강화가 핵심”이라며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 모두 업계에서 압도적인 원가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역설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외에 다른 업체들은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적자를 보는 것으로 진단한다.

삼성전자는 8세대 V낸드를 데이터센터용 SSD에 먼저 적용한다. 8세대 V낸드는 고용량인 데다, 이전 세대보다 빠른 속도를 갖춰 데이터센터용에 적합하다. 8세대 V낸드에는 최신 낸드플래시 인터페이스 ‘토글 DDR 5.0’을 적용했다. 최대 2.4Gbps의 데이터 입·출력 속도를 지원해 7세대 V낸드 대비 약 1.2배 향상됐다.

또한 삼성전자는 8세대 V낸드를 앞세워 자동차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자동차 전장 시장은 2030년 이후 서버, 모바일과 더불어 3대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차량 한 대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 양이 늘어나고 있고, 사양도 높아지는 추세다.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차량용 데이터센터 수요도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2025년에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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