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50년이 지난 영등포구 여의도 시범아파트가 최고 65층의 초고층 아파트로 탈바꿈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 중 하나인 ‘그레이트 한강 선셋 프로젝트’와 연계된 수변 문화공원과 전망대 등도 시범아파트 단지와 연계돼 들어선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의 여의도 시범아파트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신속통합기획은 재개발·재건축 시 정비계획 수립단계에서부터 서울시가 참여하는 대신 각종 심의 기간을 줄여주는 사업이다.
1971년 준공된 시범아파트는 오 시장이 지난해 4월 취임 직후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시범아파트를 꼭 한 번 직접 방문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건의했을 정도로 오래된 아파트다. 시설 노후화로 재건축이 추진돼왔지만, 서울시가 2018년 여의도 통개발 방침을 밝히며 사업 추진이 보류된 바 있다.
신속통합기획안에 따르면, 시범아파트는 현재 1584세대 규모에서 2500세대 내외로 재건축된다. 특히 63빌딩(250m)과 가까운 동은 파크원(333m) 등 여의도 스카이라인을 고려해 최고 65층(높이 200m 이내)으로 지어지게 된다. 계획대로 지어진다면 서울 시내 재건축 단지 중 가장 높은 건축물이 된다. 시는 한강 조망 등을 고려해 인근 학교 주변에는 중저층 높이의 건물을 배치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또 여의도 국제업무지구와 연계해 한강변과 여의대방로 쪽 단지 저층부에는 문화·전시·상업·커뮤니티·창업·업무 등 다양한 복합기능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전제로 용도지역을 제3종 일반주거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했다. 이에 따라 용적률도 300%에서 400%로 늘어난다. 시는 보도 폭이 1m 남짓으로 비좁고 어두워서 걷기 불편했던 여의대방로의 보도 폭도 10m로 대폭 넓히고, 가로를 따라 연도형 상가를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시범아파트가 한강과 가깝다는 이점을 살려, 시범아파트를 ‘그레이트 선셋 한강 프로젝트’의 민·관 선도 모델로도 활용한다. 그레이트 한강 선셋은 시민들이 한강의 낙조를 즐길 수 있는 뷰포인트를 마련하겠다는 오 시장의 중점 사업 중 하나다. 서울시는 구체적으로 공공기여분을 활용해 한강변에 전망대 등을 갖춘 ‘문화공원’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또 현재 원효대교 진입 램프와 차도로 인해 단지와 한강공원이 단절되어 있는데, 이곳에 문화공원과 한강공원을 연결하는 입체보행교도 신설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됨에 따라 시범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시범아파트는 선제적인 규제 완화와 절차 간소화를 통해 한강변 주거단지 재건축의 선도모델로 부상할 것”이라며 “신속통합기획이 서울시민의 주거안정과 주택공급 확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