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하나님의 일터] “장애가 걸림돌?… 예수 안에선 모든 것 할 수 있어요”

장애인예술단체 ‘탄츠이디엠’ 단원들이 11일 경기 파주시 연습실에서 서도민요 중 ‘몽금포타령’을 부르고 있다.


보컬 겸 가야금 나경화 목사.


장구 겸 소리꾼 안재현(왼쪽)과 소리꾼 윤상미(가운데) 조영림씨.


탄츠이디엠 김주헌 대표와 건반 김양의씨(오른쪽).


“많이 힘드신가요? 힘내세요. 우리처럼 몸이 불편하고 힘든 장애인들도 열심히 살아요….”

11일 경기 파주시의 한 연습실에 모인 장애인예술단 ‘탄츠이디엠’(대표 김주헌) 단원들은 우리 사회에 잇따르는 극단적 선택 소식에 마음이 많이 아프다고 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삶을 포기하진 말았으면 해요. 하나님이 주신 귀한 생명이잖아요….”

곡을 연습하는 단원들의 표정에서 그늘이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들은 연주 직전에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로 소외 이웃에게 꿈과 소망을 선물해 드리겠습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탄츠이디엠은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실험적이고 대중적인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단체 이름 중 탄츠(tanz)는 독일어로 무용, 춤이다. 또 이디엠(EDM)은 클럽이나 페스티벌, 파티 등에서 사용되는 전자음악을 통칭하는 장르이다. 매주 한 두차례 장애인과 노인, 복지단체 등을 찾아 ‘문화가 있는 날’ 공연을 열고 있다.

연주 단원은 모두 6명. 보컬 겸 가야금 연주에 나경화(52·세계아가페선교교회) 목사, 경기민요 이수자와 전수자인 안재현과 조영림, 판소리를 하는 윤상미, 피아노를 치는 김양의이다. 가야금 창작곡 ‘사랑가’와 신태평가, 몽금포타령, 난봉가, 민요연곡 등을 많이 부른다. 단원 모두 크리스천으로, 국악 찬양 및 기독교 음악에도 접목하고 있다.

“장애 유형도 다르고 나이도 3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합니다. 하지만 음악과 예술, 찬양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길 바라는 마음은 같답니다.”

의정부 밀알복지재단 홍보대사인 나 목사는 이렇게 단원들 자랑을 했다. 무엇보다 단원들이 ‘예수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험한 세상을 살아갈 소명을 발견했다는 게 나 목사의 설명이다. 나 목사는 연주하면서 긍정적인 사고를 갖게 되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신앙을 간증하는 것을 보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고 했다.

한쪽 눈의 시각장애를 갖고 있는 나 목사는 트로트 가수로 활동한다. 그는 1986년 ‘아세아 레코드사’ 전속 가수가 됐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그는 ‘바보 바보’란 곡으로 혜성처럼 등장해 주현미의 뒤를 이을 트로트 가수라는 호평을 얻었다. 국립전통국악예술학교에서 가야금을 전공하고 중앙대 음대를 졸업했다. MBC 난영 가요제와 KBS 목포 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한 곡 들려 달라는 요청에 단원들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금세 진지해졌다. 민요 한 곡을 맛깔나게 뽑는 경기민요 전수자 조영림(36)씨는 “앞으로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다”며 수줍게 미소 지었다.

10대 때 싸움을 말리다 눈을 다친 안재현(42·시각장애 6급)씨는 국가무형문화재 경기민요 이수자다. 단체에서 밝은 분위기 만드는 것을 담당한다는 안 씨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고 있다. 무엇보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안씨는 “부단한 노력으로 누구 못지않은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싶은 게 우리의 꿈이자 소망”이라고 했다.

윤상미(38)씨는 남도 민요를 잘하는 소리꾼이다. 판소리 대회에서 대통령상(명창 박록주 제21회 전국국악대전에서 명창부 대상)을 받았다. 건반을 맡은 피아니스트 김양의(33·기쁨이있는교회)씨는 “국악이란 장르를 만나 더 배울 수 있고 협업해 영광”이라고 했다.

이 단체를 이끄는 김주헌(45·임마누엘서울교회) 대표는 무용 연습을 하다 목을 다쳤다. 불굴의 의지로 서울댄스프로젝트 음악 감독 및 디스크자키(DJ)로 활동했다. 2014년 ‘유튜브 코리아’ 올해의 뮤지션에 선정됐다.

김 대표는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형성된 간극을 허물고 삶을 공유할 수 있는 환경과 사회적 기능의 콘텐츠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탄츠이디엠은 오는 24일 오후 1시와 4시 30분 경기 의정부 녹양종합사회복지관 소강당에서 콘서트를 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후원하는 이 행사는 흥겨운 우리 가락과 찬양이 이어질 예정이다. 찬양 곡목은 ‘천사들의 노래가’ ‘예수 따라가며’ ‘주의 음성을 내가 들으니’ 등이다.

파주=글·사진 유영대 종교기획위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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